17개 TV쇼핑 채널 시대에 숨겨진 실수혜자는 유료방송사업자다. IPTV·복수종합유선방송사(MSO)·위성방송으로 구성된 유료방송업계는 2500만 유료방송 가구 수라는 한정된 파이 속에 치열한 경쟁을 해왔다. 인터넷과 전화, 방송을 하나로 묶은 결합상품을 할인하는 것 외에 2013년부터 초고화질(UHD) 방송 선도 등으로 신성장동력을 모색했다.
하지만 가입자당 평균수입인 ARPU가 워낙 낮다 보니 방송산업은 사실상 ‘제 살 깎아 먹기’ 식 경쟁을 하고 있다. 유료방송 숨통은 TV쇼핑 송출수수료가 터주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해 6개 TV쇼핑 송출수수료는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었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TV홈쇼핑사 연도별 송출수수료는 2009년 4093억원을 시작으로, 2010년 4857억원, 2011년 6383억원, 2012년 8704억원, 2013년 9708억원이었다. 2014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연평균 24.1% 증가했다.
지난해는 홈쇼핑 송출 수수료 인하가 일부 있었다. 그러나 올해에도 그 기조가 지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제7 홈쇼핑인 공영홈쇼핑, T커머스 방송들이 줄줄이 개국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4월 가장 먼저 채널 재조정과 송출 수수료 계약을 마친 스카이라이프를 사례를 보면 NS홈쇼핑이 4번 자리에서 17번으로 자리를 옮겼다. 17번은 T커머스 사업자인 KTH가 K쇼핑을 송출하던 자리다.
17번 채널 몸값이 뛰면서 NS홈쇼핑이 스카이라이프에 제시한 송출 수수료보다 더 지불할 수 없었던 K쇼핑은 20번으로 밀렸다. T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경쟁이 심해지고 공영홈쇼핑까지 들어오면서 홈쇼핑보다 적게 내던 수수료 혜택이 사라진다”며 “신세계 같은 대기업 T커머스 채널이 송출수수료를 홈쇼핑만큼 내고 들어오면 중소 T커머스 업체는 결국 뒤로 밀리면서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유료방송업계는 쇼핑 전쟁으로 수수료 수혜를 얻는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유료방송사들이 중소 PP채널에 콘텐츠료를 지불하는 상황에서 앞으로 10개 채널은 돈을 오히려 받게 된다”며 “송출 수수료로 얻게 되는 수익이 꽤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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