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사태 화장품 원료, 부자재 기업에도 ‘타격’

화장품 소비 둔화, 중국 도매상 규제 ‘엎친데 덮친격’ 6월 매출 급락

메르스 사태 화장품 원료, 부자재 기업에도 ‘타격’

[코스인코리아닷컴 장미란 기자] 중국 시장을 발판으로 한 한국 화장품 산업의 고성장으로 웃음이 끊이지 않았던 화장품 원료, 부자재 기업들이 최근 고민에 빠졌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인해 국내 화장품 시장이 주춤하면서 화장품 원료, 부자재 기업들도 매출에 직격탄을 맞았다.



이는 메르스 사태 이후 화장품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올랐던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뜸해진 상황과 무관치 않다.

한국관광공사가 메르스 여파로 인한 한국관광 취소를 집계한 결과 지난 6월 30일까지 누적 취소자 수는 13만 6220명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중국, 대만, 홍콩 등 중화권이 압도적은 비중을 차지했다.

요우커들이 한국 관광 취소가 잇따르면서 명동 등 대표적인 화장품 상권은 직접적인 타격을 입었다. 이로 인해 화장품 기업 뿐 아니라 화장품 산업 성장의 낙수 효과를 누려온 협력업체, 특히 내수 시장에 집중해 온 원료, 부자재 업체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업체의 경우 6월 한달 매출이 1/3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장품 원료업체 한 관계자는 “화장품 판매가 이뤄지지 않으니 원료, 부자재 등 관련 품목의 생산도 멈춰 섰다”며 “6월 한달 동안 어려운 시기를 보낸 건 화장품 관련 업체 전체의 상황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메르스 사태 후 소비 시장 자체가 얼어 붙었지만 외국인 관광객들의 소비에 상당 부분을 의존해온 국내 화장품 시장은 타격은 더 크다”며 “최근의 경영 악화 지표들은 메르스 사태의 영향 외에는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중국의 물류 규제도 악재로 작용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중국에서 수입한 한국 화장품 액수는 1억3121만 달러로 전체 수입액(6조8626억9000달러)의 19.1%를 차지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일본과 미국에 뒤쳐졌으나 올해 1분기 한국 화장품 수입액이 지난해 동기 대비 237.2% 증가 하며 단숨에 프랑스에 이어 2위로 뛰어올랐다.

중국 내 한국 화장품 수입의 한 축을 담당한 것은 일명 ‘따이공(代工)’이라 불리는 보따리상이다. 중국 내 한국 화장품이 인기를 끌면서 생겨난 따이공들을 통해 한국 화장품은 날개 돋친 듯 팔렸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중국 정부가 따이공을 ‘밀수’로 규정한 데 이어 최근 규제가 크게 강화되면서 간접 수출에 기대오던 중소 브랜드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타격이 원료 부자재 등 협력사로까지 번지고 있는 것이다.

업체 한 관계자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 협력사를 늘리는 등 노력을 계속하고 있지만 단기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메르스로 인한 매출 하락은 최근 진정 기미를 보이고 있어 7월에는 화장품 시장이 회복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인코리아닷컴 장미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