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짧은 호황을 맛본 폴리실리콘업계는 다시 비상이 걸렸다. 폴리실리콘시장 선도 기업 햄록·바커·OCI의 생산원가는 ㎏당 16~17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당 가격 15달러로는 어느 업체도 이익을 남기기 어려운 구조다.
OCI는 지난 1분기 폴리실리콘사업 부문에서 소규모 흑자를 냈지만, 하반기는 낙관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장기공급계약 물량이 많아 어느정도 가격방어는 해내고 있지만, 추가 계약과 스팟 공급 물량 가격은 인하 압박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OCI는 지난 상반기 군산 폴리실리콘공장 디보틀네킹(생산설비 효율화)을 통해 1만톤 생산능력을 늘렸다. 총 연산 5만2000톤으로 생산능력을 늘린 OCI는 제조원가를 이전보다 ㎏당 2달러 가량 낮췄다. OCI는 성장 고객과 관계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OCI가 확보한 고객사는 대부분 세계 랭킹 20위권 잉곳·웨이퍼 제조회사들이다. OCI는 이들과 관계 강화와 긴밀한 서비스를 통해 장기 계약 관계를 지속한다는 전략이다. OCI는 태양광 발전 산업 성장이 폴리실리콘 가격 하락세에 따른 피해를 뛰어넘을 유일한 돌파구로 보고 있다. 고객사와 함께 태양광발전 시장 성장을 도모하면서 직접 사업도 늘리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지난해 폴리실리콘 공장 가동 이후 적자를 기록하고 있어 최근 가격 하락이 더 치명적이다. 한화케미칼도 올해 디보틀네킹을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는데, 가격 약세가 이어지면서 디보틀네킹 투자가 순탄할지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상반기 완료예정이던 일정이 일단 하반기로 미뤄졌다.
디보틀네킹을 통해 ㎏당 원가를 1~2달러 줄일 수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일정이 늦어진 만큼 손실이 누적되는 상황이다. 한화케미칼은 위기를 마케팅 강화로 풀고 있다. 중국권 고객 확보를 위한 밀착영업에 돌입했으며, 비중국권 고객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하반기 중국 폴리실리콘 제조사 행보는 우리나라 폴리실리콘업체에 더욱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중국은 세계 폴리실리콘 생산량의 77%를 소비하는 큰손이다. 지난해 13만2000톤을 생산했고 10만톤을 수입해 총 23만톤을 소비했다. 중국은 폴리실리콘 해외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국 생산량을 더욱 늘릴 방침이다. GCL이 올해 7만, 내년 7만5000톤 생산 설비를 증설할 예정이다.
폴리실리콘업체 관계자는 “올해 폴리실리콘 수요는 현재 상황에서 크게 늘지 않는데 반해 공급은 오히려 늘어날 가능성이 있어 가격 약세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
-
함봉균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