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방송·음향 장비업계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국산장비 채택을 늘리기 위한 프로모션에 나섰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방송·음향·조명 장비업계는 오는 15일 강원도 춘천 베어스호텔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와 강원도 소재 공공기관, 교육·종교계 등 방송장비 구매 관계자를 대상으로 ‘국산방송장비 강원 로드쇼’를 개최한다. 행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강원도청이 주최하고 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가 주관한다.
행사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국산 장비 보급확대를 위해 기획됐다. 국산 방송 음향장비를 소개하고 시연을 펼쳐 기술력을 평가받는다. 향후 상호 정보교류까지 이뤄지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로드쇼에는 11개 업체가 나선다. 가락전자, 대경바스컴, 루먼텍, 썬더테크놀로지, 아카데미정보통신, 에펠, 엘앤비기술, 인터엠, 임산업, 제노글로벌, 케빅 등 국내 중소, 중견 방송장비 업체가 제품을 시연한다.
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관계자는 “올림픽·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 대전은 신기술 경연장이면서 신기술 확산 기폭제가 돼왔다”며 “평창동계올림픽으로 방송장비를 한 단계 고도화하고 세계인에게 기술력을 알릴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방송장비 시장은 외산이 80% 정도를 차지한다. 우리나라는 정보통신기술(ITC) 강국으로 꼽히면서도 유독 방송장비에서는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는 수년 전부터 ‘평창’을 타깃으로 한 국내 방송장비 고도화에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로드쇼를 시작으로 업계 공동 발전을 모색한다.
방송장비 업계 관계자는 “국산방송음향장비가 국산화율을 높이고 수출상품이 되기 위해서는 올림픽 같은 큰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며 “평창올림픽이 성공적으로 개최되고 국내 업계도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 및 주최 측과 협력, 정보교류, 프로모션을 더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 해설-방송장비, ‘평창’계기로 국산 점유율 높이고 수출 나서야
방송장비 시장은 디지털, 초고화질(UHD), 인터넷 프로토콜(IP) 기반 방송·통신 융합 서비스, N스크린 서비스 등이 등장하면서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가 늘었다. 제작·편집장비, 미들웨어, 송출·네트워크 장비, 스마트 셋톱박스 등이 성장동력으로 각광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신규 방송장비 수요가 늘고 있지만 국산 장비 활용률은 아직까지는 미미하다. 국산 장비는 해외 제품보다 제품 신뢰성, 사후서비스(AS), 호환성 등이 취약하다는 인식 탓이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국내 국산 방송장비 시장점유율은 31% 수준이다. 지난 2008년 15%에서 16%포인트(P) 상승했다. 모니터, 문자발생기 등 중저가 주변 장치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카메라와 고가 제작·편집장비 등은 소니, NEC 등 일본 업체 제품이 주류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따르면 국내 방송장비 시장 규모는 지난 2012년 1조9729억원에서 연 평균 3%씩 성장해 올해 2조1000억원에 이른다. 83조원을 웃돌 것으로 전망되는 세계 방송장비 시장과 비교하면 2.5% 수준이다.
방송장비 업계는 국산 방송장비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중장기 인프라 확대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한다. 국내 업체는 핵심장비를 개발할 수 있는 기술적 역량이 부족해 중저가 제품을 개발하는 데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관계자는 “일본은 방송사와 주요 가전사가 협력해 UHD 등 최신 방송장비 시장을 선점했다”며 “우리나라도 지상파, 장비업체, 가전회사 등이 협력해 미국, 일본 등 선진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등 국제행사를 국산 방송장비를 알리는 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평창올림픽에서 국산 장비를 다수 활용해 성공적인 올림픽을 치러내면, 우리 기업 기술력과 서비스가 입증되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검증된 방송장비’가 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국산 모니터, 문자발생기, 코덱 등을 올림픽 중계방송에 투입할 계획이다.
지상파, 유료방송사도 평창 동계올림픽을 UHD로 생중계한다. 해외 업체 제품보다 가격 경쟁력에서 앞선 UHD 방송용 실시간 고효율 압축코딩(HEVC) 인코더 등 국산장비 활용이 기대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달 ‘정보통신기술(ICT) 정책 해우소’를 열고 방송장비 산업 고도화 정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정부와 업계가 힘을 모아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같은 신화를 방송음향장비에서도 이루겠다는 것이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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