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신도시 개발, 공단 지역 내 대출 수요 증가... `경기도 저축은행 전성시대`

불황에도 최근 인천·경기 지역 저축은행 실적이 크게 개선되고 있다.

인천·경기는 신도시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고, 공단지역 중소기업 대출수요가 크기 때문이다. 서울지역 저축은행이 시중은행 공세에 밀려 실적이 감소하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3일 서울과 경기·인천에 거점을 둔 저축은행 전자공시를 전수 조사한 결과 최근 1년 새 서울지역 저축은행 총여신은 감소한 반면 경기도는 증가해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저축은행은 소재지 대출 비중을 50% 이상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지역별 저축은행 상황을 가늠할 수 있다. 지난해 대부업체서 저축은행으로 승격되거나 타 저축은행을 인수해 여신 비중이 단기간 내 급격히 증가한 몇몇 저축은행은 계산에서 제외했다.

서울에 본사로 둔 저축은행 대출 비중은 1년 전보다 평균 2.12% 감소한데 반해 경기·인천 지역을 거점으로 한 저축은행은 1년 새 총여신금액이 평균 3.6% 증가했다.

페퍼저축은행 지난해 대비 올해(3월말 기준) 총 여신금액이 50% 이상 증가해 경기인천지역 저축은행 중 가장 높은 증가폭을 기록했다. 페퍼저축은행은 경기 분당, 안산에 지점을 갖고 있던 늘푸른저축은행을 인수해 2013년 10월에 설립된 호주계 저축은행이다.

경기·인천지역 한국투자저축은행(25%), 금화저축은행(23%), 키움저축은행(18.7%), 공평저축은행(16%)도 여신액이 크게 늘었다.

개별 경영 리스크가 있는 저축은행 일부를 제외하고 지난해 대비 올해 두 자릿수 여신 증가세를 보였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서울 건물은 대부분 담보가 이미 잡혀있거나 개발이 완료된 경우가 많아 저축은행이 영업을 확대하기에 포화에 이르렀다”며 “이에 반해 경기도는 신도시 개발이 한창인 곳도 많아 저축은행 대출을 늘릴 여지가 비교적 많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파주 운정지구, 시흥, 양주, 평택, 화성, 김포, 남양주 등 아직까지 경기도 지역은 신도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며 “이미 건설이 완료된 건물은 시중은행과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으나, 개발이 진행 중인 곳이나 공단지역 중소기업시장에서는 저축은행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연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대출이 증가했는지, 개인신용대출이 증가했는지, 지역 내 의무 여신 영업은 어느 정도 했는지 등을 따져볼 필요는 있지만 경기도는 개발 여기가 남아 있다”며 “대출 수요를 염두에 두고 저축은행들이 충분히 관심을 가지고 공략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