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사빅, 고성능 폴리에틸렌 글로벌 독점구도 깬다

SK종합화학이 세계 2위 규모 종합화학기업 사빅(SABIC)과 합작, 싱가포르에 7100억원 규모 합작법인을 세워 글로벌 넥슬렌시장 공동 공략에 나선다. 고착화된 고성능 폴리에틸렌시장에 균열을 가져올지 주목된다.

차화엽 SK종합화학 사장(왼쪽)이 압둘라만 알 파기(Abdulrahman Al-Fageeh) 사빅 부사장과 넥슬렌 합작법인 계약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했다.
차화엽 SK종합화학 사장(왼쪽)이 압둘라만 알 파기(Abdulrahman Al-Fageeh) 사빅 부사장과 넥슬렌 합작법인 계약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했다.

SK종합화학은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SK서린사옥에서 사빅과 넥슬렌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 합작법인 SSNC(SABIC SK Nexlene Company Pte. Ltd.)는 SK와 사빅이 각각 50대 50 비율을 출자하게 된다. 앞서 SK종합화학은 지난달 한국넥슬렌유한회사(KNC)를 설립, 울산 넥슬렌 공장 자산을 KNC에 현물출자했다. KNC는 SSNC 100% 자회사로 편입됐다.

계약에 따라 넥슬렌 제조 원천기술을 가진 SK이노베이션과 SK종합화학은 SSNC에 기술과 공장 자산 등을 넘기고 5400억원 규모 현금을 확보하게 됐다. SK는 이후 사빅의 글로벌 마케팅 네트워크와 역량을 활용해 글로벌 시장에서 넥슬렌 판매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SSNC는 현재 상업생산 중인 울산 넥슬렌 제1공장에 이어 수년 내 사우디아라비아에 제2공장을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차화엽 SK종합화학 사장은 “넥슬렌 원천 기술을 보유한 SK가 원료 경쟁력과 마케팅 역량을 갖춘 사빅을 만나 세계 시장을 공략하게 됐다”며 “제2의 넥슬렌 신화를 이어갈 수 있도록 사업 포트폴리오를 계속 업그레이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넥슬렌’은 SK이노베이션이 지난 2010년 한국 최초로 촉매〃공정〃제품 등 전과정을 독자기술로 개발한 고성능 폴리에틸렌 브랜드다. 기존 범용 폴리에틸렌 보다 내구성〃투명성〃가공성이 뛰어난 프리미엄 제품이어서 단가가 높다. 지금까지는 미국 다우케미칼, 엑손모빌, 미쓰이 등 메이저 화학사가 생산과 판매를 장악해왔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