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은 최고의 마케팅 장소다. 한 해 수천만 다국적 승객이 오간다. 공항은 그 나라의 수준 높은 ‘종합 홍보관’이다. 첨단 아이템을 취급하는 삼성전자는 ‘공항 마케팅’으로 세계인과 접점을 넓히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부터 일본 주요 5개 국제공항에 스마트폰 무선 충전시설 ‘모바일 차징 스테이션’을 설치했다. 공항으로는 세계 최초다. 도쿄 하네다와 나리타에 각각 15개와 14개, 나고야 츄부센트레아 4개, 삿포로 신치토세 9개, 오키나와 나하 6개를 설치했다. 일본에서 가장 붐비는 5대 공항에 ‘Galaxy’ 브랜드를 달아 마련했다. 충전 케이블 소지 시 비갤럭시S6 제품도 충전할 수 있다.
무선충전기술을 누구나 사용할 수 있게 하면서 직·간접적 홍보효과를 기대했다. 수도권 양대 공항은 지난해 연간 여객수 기준 하네다 7282만명, 나리타 3559만명이 거치는 등 많은 인구와 물동량을 처리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0년 갤럭시S 출시와 함께 하네다 제1터미널과 제2터미널에 72대 스마트폰을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설비를 마련, 호응을 얻었다.
지난해에는 런던 히드로국제공항 제5터미널을 2주간 ‘갤럭시S5 터미널’로 이름 붙이기도 했다. 이곳은 영국 최대 항공사 ‘브리티시에어웨이즈’ 전용 터미널로 축구장 50개 넓이 면적에 연간 3500만명 여객을 처리할 수 있다. 영국 내 단일 건축물 중 최대 규모로 유럽 관문이자 영국 주요 랜드마크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출입구, 보안검색대, 면세구역 등 터미널 곳곳을 ‘SAMSUNG’ 브랜드로 장식하고 방문객이 어디서나 갤럭시S5 제품 사진과 홍보문구를 볼 수 있도록 꾸몄다. 홈페이지도 갤럭시S5 페이지 느낌이 들도록 디자인했다. 특정 장소를 단일 브랜드로 장악해 광고효과를 노리는 ‘미디어잭’ 기법이다.
국내에서도 인천, 김포 두 국제공항과 공항철도에서 삼성전자를 만날 수 있다. 인천에는 4K UHD(3840×2160) TV 두 대를 비롯해 모두 TV 67대를 대합실과 게이트에 마련했다. 김포 국제선터미널은 모두 삼성 TV만 설치했다. 공항철도에도 서울역, 인천국제공항역 등 각 역마다 SUHD TV, 갤럭시S6, 노트북9, 스마트에어컨 Q9000 등 주요 제품 광고를 집행했다.
공항은 광고 마케팅뿐만 아니라 기업 간 거래(B2B) 사업 확장에도 중요하다. 지난해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는 스페인 ‘이쿠시(Ikusi)’, 영국 ‘자파이어(Zafire)’ 등 공항 운영 솔루션 전문 글로벌업체와 제휴했다. 운항정보와 같은 공항 안내를 삼성 디지털 사이니지로 구현하기 위한 협력이다. 이미 영국 런던 히드로, 개트윅 두 국제공항에 디지털 사이니지를 공급하는 등 사업 보폭도 넓히고 있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