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가 국민투표에서 긴축안을 거부하자 국내 증시는 블랙먼데이급 혼란에 휩싸였다.
6일 국내 증시는 장 초반부터 외국인이 팔자에 나서면서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해 3500억원 이상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투자자는 그리스 유로존 탈퇴(그렉시트)가 외국인 투자자 국내 증시 이탈로 이어질지 우려한다.
그리스가 채권단과 협상에 실패하고 국민투표를 한다고 밝힌 이후에도 국내외 증시는 낙관론이 우세한 편이었다. 특히 국내 증시는 그리스와 교역규모가 작아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지수는 상승 움직임을 걸었다.
하지만 그리스 국민투표가 예상을 뒤엎고 61%라는 반대표가 나오자 국내 증시는 물론이고 글로벌 금융시장은 불확실성이라는 늪에 빠지고 말았다.
지난 주 그리스 사태 우려보다 2분기 실적 시즌에 초점을 맞춰 빨간불을 켜가던 국내 증시는 이날 장 시작과 함께 1% 이상 떨어지며 낙폭을 키워갔다. 오후 들어 증시는 2% 이상 하락하며 지수 방어에 역부족을 모습을 나타냈다.
이날 코스피는 2053.93P로 전 거래일보다 50.48P(2.40%) 떨어졌다. 코스닥도 장 초반 반짝 상승장을 지키지 못하고 하락세로 반전해 17.25P(2.24%) 추락한 752.01P로 마감했다.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3000억원, 코스닥에서는 560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도 양 시장에서 2500억원가량을 팔아치웠다. 개인이 코스피에서 5000억원, 코스닥에서 900억원가량을 순매수하며 지수 방어에 나섰지만 지수 하락을 막지 못했다.
아시아 주요 증시도 하락을 면치 못했다. 일본 닛케이는 2%, 홍콩 항셍지수는 4.41% 급락했다. 반면에 상하이종합지수는 강보합세를 나타냈다. 이날 미국 증시는 독립기념일 휴무로 휴장했다.
증시 전문가는 그리스 문제가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에 비관론과 낙관론으로 맞섰다. 유럽계 자금 대거 이탈로 코스피가 2000선 아래로 내려갈 것이란 의견과 국내 경제 영향이 제한적이라 단기 영향에 그칠 것이란 의견도 있다.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은 “그리스가 부도 상황이 되면 코스피지수는 1930선까지 떨어지고 외국인은 최대 6조원의 매물을 쏟아낼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이재만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시장에서는 국민투표에서 채권단안 수용 가능성이 있지 않겠느냐고 생각했는데 결과가 반대로 나온 만큼 시장도 방향을 틀어 갈 수 있다”며 “엔화 강세, 유로화 약세 추세로 봐서는 주식시장에서 자금이 일정 부분 이탈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성민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