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LED 조명 업체 크리가 대규모 리콜에 착수했다. 자사 LED조명 ‘T8’ 램프가 과열 현상으로 소비자 안전상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리콜 대상 규모는 약 70만개다. 크리는 리콜을 실시하면서 제품명은 물론이고 생산 일자, 유통 경로 등을 상세히 알렸다. 제품별로 사진을 찍어 소비자 이해를 높였다. 이 모든 리콜은 정부 요구도, 소비자 항의도 아닌, 자체 분석에 따라 자발적으로 이뤄졌다. 이번이 두 번째 리콜이다.
국내 LED 산업에서도 요즘 리콜 사태를 자주 접한다. 하지만 시행 주체는 다르다. 우리나라는 정부가 나서서 불량 제품을 적발하고, 제조사에 리콜명령을 내린다. 지난 4월 국가기술표준원은 LED등기구, LED램프 51개 제품에 리콜 명령을 내렸다. 정부 단속에도 2년 새 리콜 대상 LED 제품은 세 배가량 높아졌다. 정부는 불량 LED 조명이 판을 치면서 연중 1회 실시하던 안전성조사를 분기별로 확대 실시키로 했다.
정부 조치는 LED조명 소비전력과 수명이 실제보다 많이 부풀려져 있다는 소비자 불만이 급증하면서 이뤄졌다. 페이스북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는 LED 제품에 대한 불만 글로 넘쳐난다.
리콜은 제품 제조사가 자사 제품 결함을 고객에게 보상해주는 제도다. 정부 당국의 권고를 받고 리콜에 나설 수도 있고 제조사 스스로 리콜을 하는 때도 있다.
리콜을 자주 하면 분명 제품이나 기업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생긴다. 제품 보상에 따른 실적 하락도 불가피하다. 리콜을 한다는 것을 그만큼 고객 안전을 우선시한다는 것을, 서비스가 향상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지금까지 국내 LED 업계에선 제조사 자체 리콜이 단 한 번도 없었다. 미국은 자발적인 리콜 비율이 95%를 넘는다.
‘잘못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절반은 바로잡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결함 없는 제품을 만드는 게 최우선이지만 잘못이 있다면 빨리 인정하고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노력하면 기회는 다시 온다. 자발적 리콜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보자.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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