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사이트]정승화 콕코스 대표

오디오카툰. 평면 디지털 만화 콘텐츠에 성우 목소리와 효과음을 입힌 스마트미디어 서비스다. 페이지를 한 장씩 넘기며 눈으로만 보고 상상했던 만화책을 귀로 듣는다. 만화 주인공은 마치 실존 인물처럼 희로애락이 담긴 생생한 목소리를 독자에게 전달한다.

정승화 콕코스 대표
정승화 콕코스 대표

정승화 콕코스 대표는 지난 2013년 말 온라인 웹툰·카툰 유통업체 콕코스를 인수했다. 하지만 인수 당시 콕코스의 웹툰 사업에 장고를 거듭했다. 단순히 눈으로만 보는 만화 시장이 한계에 부딪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하철에서 스마트폰으로 웹툰을 보는 사람들을 봤어요. 기존 사업에 독특한 아이디어를 더하면 성장을 지속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희망이 들었죠. 생동감 넘치는 웹툰이라는 아이템이 번뜩였어요. 오디오카툰이 탄생하게 된 계기죠.”

정 대표는 오디오카툰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창조경제타운 홈페이지에 아이디어를 접수하고 도움을 요청했다. 창조경제 교류공간 드림엔터는 정 대표 아이디어를 한국방송공사(KBS)에 전달해 제작 협조를 이끌어 내는 등 핵심 지원군 역할을 수행했다. 박용호 드림엔터 센터장은 ‘오디오카툰’ 서비스명을 지어주며 멘토를 자처했다.

정 대표는 “단순한 아이디어를 사업으로 확대하는 데 불과 1년 반 정도 밖에 걸리지 않았다”며 “드림엔터 멘토링 제도가 오디오카툰 사업을 추진하는 데 용기를 준 덕분”이라고 말했다.

정 대표는 콕코스 대표에 취임하기 전 중소 냉장고 제조사 대표를 역임했다. 홀로 ‘벽걸이 냉장고’를 개발해 특허를 냈다. 설계·금형제작·마케팅·광고·영업 등 모든 영역에서 수완을 발휘해 안정적 매출도 기록했다. 제조업 전문가가 미디어 사업으로 눈을 돌린 것은 이례적이다. 정 대표는 스스로 모든 의사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것이 외로웠다고 회고했다.

콕코스는 올해 오디오카툰 사업 범위를 방송시장으로 확대했다. 지난 4월 미래창조과학부가 진행한 ‘K글로벌 스마트미디어X 캠프’에 참가해 에브리온TV와 공동사업을 추진할 기회를 얻었다. 판도라TV와도 공동 미디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미국 한국어방송사 TVK는 오는 9월부터 미국 전역에 콕코스 오디오카툰 콘텐츠를 송출한다. 지난해 미국 법인을 설립한 이후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거둔 성과다. 국내 벤처기업이 아이디어 하나로 선진 방송시장에 진출했다는 점에서 모범사례로 평가됐다. 정 대표는 오는 2018년 국내외 매출 38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정 대표는 후배 창업가를 위한 조언을 잊지 않았다. “모든 조건을 준비하고 출발하려고 하면 경쟁자는 이미 한참 앞서 있습니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돈이 없어도 사업할 수 있는 시대예요. 모든 해답은 현장에 있습니다. 도전하세요.”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