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스마트 워치 대표 제품인 ‘페블’은 킥스타터에서 1027만달러를 모금, 크라우드 펀딩 금액 중 최고 기록을 세우며 양산에 들어갔다. 이후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가 킥스타터, 와디즈 등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에서 아이디어와 사전 수요를 검증받고 초기 자금을 확보해 제품을 생산하는 정형화된 생태계 구조가 형성됐다.
최근 크라우드 펀딩에 참여해 제품을 받은 소비자 사이에 품질 불만이 늘어나고 있다. 제품 기획과 아이디어는 훌륭하지만 많은 양의 제품을 생산하고 필요한 자재와 부품 공급망을 관리하는 등 양산 노하우가 부족해 완성도 측면에서 아쉬움이 남기 때문이다.
대부분 제품이 양산 비용을 줄이기 위해 중국 제조업체에 외주를 맡기는 상황도 제품 완성도가 떨어지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전자부품 제조업체 한 관계자는 “수십, 수백대 시제품 제작과 대량 양산은 하나부터 열까지 다르다고 할 수 있다”며 “제품 양산과 제조업 구조에 기본적인 지식과 노하우가 없는 제품은 완성도와 품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웨어러블 기기 등 하드웨어 제품은 초기 아이디어 설계와 시제품 제작을 지원하는 전문 하드웨어 액셀러레이터뿐만 아니라 본격적인 제품화와 양산을 도울 수 있는 제조 전문가 도움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세계 2위 전자제품위탁생산(EMS)업체 미국 플렉스트로닉스가 만든 ‘랩나인’과 국내 중견제조업체 인탑스가 최근 론칭한 ‘페이퍼 프로그램’ 등이 대표적이다. 랩나인은 SK텔레콤, 액트너랩 등과 손잡고 국내 하드웨어 스타트업 육성에 참여하고 있다. 페이퍼 프로그램에서는 아동 미아방지용 웨어러블 기기 리니어블과 점자 스마트워치 닷 등 양산을 지원하고 있다.
김근하 인탑스 대표는 “많은 웨어러블 기기가 양산 기반과 노하우 부족으로 제품화 문턱에서 주저앉거나 기대보다 낮은 품질로 소비자 외면을 받는다”며 “수십년 내공을 쌓은 제조업 장인의 노하우와 혁신적 아이디어가 만나 조화를 이뤄야 올바르고 좋은 생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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