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기술투자는 포스코와 포항공대의 벤처캐피털로 1997년에 처음 설립됐다. 포스코를 통해 중소기업을 지원하자는 비전 아래 초기 청년 창업회사에 활발히 투자하고 있다. 동반성장펀드를 포함해 운용하는 펀드 규모만 4700억원에 이른다.
정홍준 벤처투자그룹장은 2000년에 처음 투자심사역으로 포스코기술투자에 합류해 15년간 벤처업계와 함께 했다.
정 그룹장은 “2000년대 벤처붐이 꺾일 즈음 합류해 업계 흥망성쇠를 지켜봤다”고 기억했다. 그는 “포스코기술투자는 경험이 적고 젊은 투자 심사역에게도 일찍 기회를 열어준다”며 “안정적 업무환경으로 인해 이직이 적고 중장기적으로 회사를 키우면서 계획을 세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포스코기술투자는 공격적 투자로 주목받고 있다. 초기기업(스타트업) 투자만이 아니라 여성펀드 등을 통해 성공가능성 높은 여성창업자 성장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소셜댓글 서비스를 제공하는 ‘라이브리’를 개발한 시지온이나 대용량 파일공유 서비스를 준비 중인 스파이카 역시 여성 창업자 역량과 기술력을 인정해 투자한 경우다.
정 그룹장은 “철강회사에서 벗어나 생활서비스 영역도 많이 투자한다”며 디저트숍이나 산후조리원에 투자한 사례도 들었다. 대표적으로 동그라미산후조리원은 중국을 비롯해 해외 확장을 준비하면서 포스코기술투자(30억원), KDB산업은행(30억원), 신용보증기금(10억원)에서 총 7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그는 산후조리원이 영세하지만 중장기적 지원이 이뤄진다면 향후 시장성 높은 사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 번 실패를 경험한 초기기업에도 지속적 투자를 통해 새로운 기회를 열어준 사례도 있다. 원룸, 투룸 정보서비스 ‘직방’을 제공 중인 채널브리즈다.
정 그룹장은 직방을 비롯해 ‘의식주’ 관련 중소 서비스에도 다양하게 투자하고 있다. 중소 가구업자를 연결해주는 오스퀘어(집꾸미기), 스마트폰 홈페이지 제작사인 제로웹, 영상제작 솔루션을 제공하는 ‘쉐이커미미디어’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비슷한 시장을 타깃으로 삼은 업체끼리 협력할 수 있도록 CEO 간 만남과 MOU 교환을 도왔다.
정 그룹장은 “과거와 비교하면 벤처 회수시장이 막혀있기 때문에 투자사와 회사 모두 다양한 회수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며 “비즈니스 모델을 함께 만들고 시장을 키우는 것도 벤처캐피털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