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TSMC, 10나노 양산 경쟁 돌입

각각 시스템 LSI와 시험칩 생산...당초보다 빨라질 수도

10나노미터(㎚) 칩을 놓고 삼성전자와 대만 TSMC가 양산 경쟁을 벌인다. 삼성전자는 10나노 시스템LSI 설비 투자에, TSMC는 10나노칩 시험 생산에 들어갔다.

TSMC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시놉시스, ARM 등과 공동 개최한 ‘제52회 디자인 자동화 콘퍼런스’에서 10나노 핀펫 기술 현황을 공개했다. ARM 쿼드코어 코어텍스-A15 프로세서를 적용해 10나노 검증 칩을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TSMC, 10나노 양산 경쟁 돌입

TSMC는 연내 10나노 칩 위험 생산을 시작하고 내년 말이나 2017년 대량 생산에 돌입한다. 기존 16나노 핀펫플러스 대비 전력 소모가 40% 줄었고 칩당 생산 가격도 줄어 원가 경쟁력을 높였다.

TSMC는 자사 팹15에 10나노 파일럿 라인 구축에 돌입했다. 연말 시험 생산을 시작하고 내년 2분기 대량 양산용 팹 건설을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삼성전자는 당초 내년 말 10나노 핀펫칩 양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실제 움직임은 이보다 빠르다. 삼성전자는 10나노 핀펫 설비 투자를 조율 중이다. 업계는 화성 17라인에 D램 설비 투자를 한 데 이어 하반기 10나노 양산용 설비 투자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했다.

28나노용 팹인 기흥 S1 라인을 14나노 공정으로 전환하는 투자 가능성도 제기됐다. 성공적으로 14나노 칩을 양산·공급한 만큼 생산량 확대를 망설일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부터 10나노 핀펫칩 기술력에 자신감을 보여왔다. 세계 반도체 올림픽으로 불리는 국제고체회로학회(ISSCC)에서 김기남 반도체총괄 사장이 직접 10나노 핀펫 기술을 공개했다.

삼성전자와 TSMC 10나노 기술은 멀티패터닝과 극자외선(EUV) 기술 간 대결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TSMC가 10나노 양산에 EUV 장비 도입을 검토하는 반면에 삼성전자는 기존 공정을 기반으로 마스크에 회로를 여러 번 새기는 멀티패터닝 기술을 유지하는 게 유력하기 때문이다.

업계는 10나노 칩 양산에 속도를 내는 TSMC 움직임에 주목했다. 삼성전자가 14나노 핀펫 양산에 성공하면서 TSMC는 애플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파운드리 물량을 상당수 빼앗겼기 때문이다. 세계 파운드리 1위 기업이라는 자존심에도 금이 갔다.

10나노 경쟁은 당분간 삼성전자와 TSMC 양강 구도로 전개될 전망이다. 14나노 칩을 양산 중인 인텔은 첫 14나노 파운드리를 준비 중인데다 10나노 칩 양산은 2017년께나 가능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10나노 핀펫, 10나노대 D램 등 개발 중인 차세대 반도체 기술 완성도가 좋아 내부적으로 고무된 분위기”라며 “기술과 자본을 모두 쥔 삼성전자가 그동안 침체했던 파운드리와 시스템LSI 사업에서 얼마나 큰 폭으로 성장하는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4년 세계 파운드리 기업 순위 (자료=가트너)>


2014년 세계 파운드리 기업 순위 (자료=가트너)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