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출연연구기관과 중소기업 연구진이 스마트폰 카메라용 렌즈 생산 수율을 90%까지 끌어 올리는 데 성공했다.
한국기계연구원(원장 임용택)은 송준엽 첨단생산장비연구본부장 및 연구팀이 금형 내부에 빌트인 센서(BIS)를 달아 온도나 압력 데이터를 직접 측정, 분석할 수 있는 스마트 사출성형 시스템을 상용화했다고 9일 밝혔다.
이 기술 개발은 산업통상자원부 ‘신속대응 가능한 BIS기반 지능형 사출성형시스템’ 기술 개발사업 일환으로 이루어졌다.
기술 개발에는 엔투에이, 신명정보통신, 창원대, 성균관대, 아주대,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전자기계융합기술원이 참여했다.
연구진은 렌즈 12개를 동시에 생산하는 방사형 금형 속에 설치된 빌트인 센서를 통해 금형과 사출 성형기 상태를 모니터링, 분석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공정 상태를 진단하고 형상 오차를 예측한다.
시스템 이상 유무도 직접 진단할 수 있다. 생산자가 공정 과정을 스마트폰 등으로 원격 모니터링할 수도 있다.
기존에는 금형 내부 조건을 파악하기 힘들어 경험이나 추정치에 의존했다. 이 때문에 불량률이 높아 스마트폰용 카메라 렌즈 생산수율이 60~70%에 불과했다.
연구진은 “스마트폰용 카메라 렌즈 생산 수율을 기존 대비 20%포인트 이상 향상시켜 90% 수준까지 도달했다”며 “스마트폰용 렌즈를 생산할 때 전체 사출물 중 렌즈가 차지하는 소재 량이 10%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원재료 절감효과는 200%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현재 생산량 기준으로 이 기술을 활용한다면 소재 절감 효과는 1233억원, 금형교체로 인한 손실 및 금형제작비 절감 199억원 등 연간 1432억원 규모 비용절감 효과가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전 세계 8메가픽셀 이상 고해상도 카메라 모듈 생산량은 올해 기준 3억8000만대다.
상용화는 기술 개발 참여업체 엔투에이와 신명정보통신가 맡았다. 이들 업체는 이 기술을 이전받아 현재 스마트폰용 렌즈 모듈을 생산 중이다.
송준엽 본부장은 “뿌리산업인 사출·조립 산업은 다른 산업과 비교해 영세하고 작업자 경험에 의존하는 측면이 강했다”며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기계(사출금형) 기술에 정보통신 기술과 재료기술, 메카트로닉스 기술을 융합시킨 ‘생각하고, 진화하는 생산기술’, 즉 스마트 공장기술”이라고 설명했다.
김풍전 엔투에이 대표는 “시뮬레이션에 의해 추정할 수밖에 없었던 금형 내부 상태를 파악하고, 노하우 등을 데이터화할 수 있어 비용절감과 금형제작 일정 단축 등 경쟁력 강화에 크게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