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동안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던 ‘비밀의 숲’이 열린다. 소설 속 이야기처럼 상상한 모든 게 이뤄지는 환상의 나라는 아니지만 일상에 지친 도시민의 치유 공간으로 기나긴 시간 간직했던 비밀을 연다. 경기 과천시 소재 서울대공원 숲이다.
축구장 6개 넓이와 맞먹는 5만㎡ 규모의 ‘산림치유숲’은 청계산 골짜기로부터 이어지는 계곡과 약 10m 높이의 천연폭포까지 겸비한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고 있다. 오는 13일 문을 여는 이곳은 1984년 서울대공원 조성 당시 이곳에 살던 10여 가구가 이주한 뒤 숲으로 복원, 일반 출입이 통제돼왔다.
오랜 시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아 피톤치드가 풍부한 전나무, 잣나무가 울창하고 사계절 마르지 않는 계곡물과 큰 바위가 곳곳에 있어 조용히 명상할 수 있는 ‘산림치유’ 공간으로 최적이다.
‘산림치유’는 숲이 가지고 있는 피톤치드, 산소, 향기, 바람, 햇빛, 물 등 환경요소를 활용해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고 과학적 분석을 통해 건강을 회복시키는 활동으로 현재 전남 장성 축령산, 강원 횡성 청태산 등 자연환경이 좋은 지방을 중심으로 활성화 돼있다.
1㎞ 길이 숲길에는 다양한 볼거리와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치유숲 센터 △숲속광장 △활동숲과 하늘숲 △나무·햇빛·물 이완숲 △향기숲길 등을 갖춰 방문객 누구나 명상, 맨발걷기, 숲체조, 물치유 등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스트레스 지수 측정, 혈압체크 등 건강상태 확인도 가능하다.
물이완숲은 천연폭포 주변에서 물소리, 새소리, 바람결과 함께 ‘물의 기운’을 느낄 수 있어 도심에서 겪기 어려운 색다른 경험을 즐길 수 있다. 딱따구리와 박새, 뻐꾸기, 직박구리, 원앙, 청둥오리 등 평소 만나기 힘든 30여종의 각종 산새와 물새도 볼 수 있다.
숲과 연계한 여러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평일에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연령대별 1회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주말에는 갱년기 여성, 스마트폰 과사용 어린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아동 및 가족을 위한 특별 장기 프로그램이 운영한다. 모두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이 외에 여름철 가족단위 1박 2일 프로그램과 감정노동자, 취업고민 대학생을 위한 단체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모든 프로그램은 산림청 공인 산림치유지도사가 인솔하며 충북대 산림치유인재 양성사업단과 관련 전문가, 자원 활동가로 구성된 ‘서울대공원 산림치유사업 지원단’에서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숲 보존을 위해 1회 50~60명으로 입장객을 제한하며 입장예약은 서울대공원 홈페이지(grandpark.seoul.go.kr)와 서울시 공공서비스예약시스템(yeyak.seoul.go.kr)에서 할 수 있다. 장기프로그램은 신청 후 산림치유지도사와의 전화 상담을 거쳐 등록이 확정된다. 문의전화는 02-500-7575(치료치료)~7576(치료치유)으로 하면 된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