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장기화된 수출부진과 돌발변수인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가뭄 등의 영향으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8%로 낮췄다.
한국은행은 9일 오전 7월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1.5%로 동결하고 올해 경제 성장률을 지난 4월(3.1%)예상치보다 0.3% 낮춘 2.8%로 수정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수출이 계속해서 부진한 상태이고 메르스 사태, 가뭄의 영향으로 지난 2분기 성장률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낮아졌기 때문”이라며 성장률 하향 조정을 설명했다.
그는 “메르스가 진정된다면 국내 소비 회복세와 해외 관광객이 평소 수준으로 유지될지가 관건”이라며 “하지만 2%대 경제성장으로 고착화된다는 것은 기우”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지난해 4월 2015년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할 때 4.2% 성장을 달성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3개월 뒤인 7월에는 이를 4.0%로, 10월에는 3.9%로 낮췄다.
올해 1월과 4월에는 이를 다시 3.4%, 3.1%로 각각 하향 조정한데 7월에 2%대 전망치에 진입한 셈이다. 3개월마다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하는 한국은행의 하향곡선을 그리는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주목되는 부분이다.
금리 동결은 지난달 사상 최저 수준인 1.5%로 금리를 인하한 효과와 향후 정부의 추경(추가경정예산)과정을 당분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7월 기준금리 동결은 금통위원 만장일치 의견으로 이뤄졌다.
정부는 11조8000억원의 추경을 포함해 총 22조원의 재정보강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그리스 디폴트 사태와 중국 증시 폭락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그리스와 우리나라의 수출입 규모가 작아서 영향이 제한적이긴 하지만 그렉시트(그리스 유로존 탈퇴)가 발생하면 우리나라도 영향에서 자유롭지는 못할 것”이라며 “중국은 경제 규모가 크기 때문에 중국 내수부진이 가속화되면 국내 수출 수요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한국은행에서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