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 폭락 주춤…국내 증시 영향 제한적일 듯

중국 증시가 6월 고점 대비 30% 이상 폭락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과 함께 G2를 형성 중인 중국의 증시 폭락이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면서 국내 증시도 연일 내리막을 걷고 있다.

이달 들어 현실화되기 시작한 그렉시트(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로 외국인 자금이 대거 이탈하면서 국내 증시는 100포인트 가까이 뒷걸음질 쳤다. 9일에는 장중 한때 심리적 저지선인 2000선이 무너져 투자자들을 패닉에 들게 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증시도 마찬가지 움직임을 보인다.

8일(현지시각) 미국 증시는 다우존스종합지수 등 3대 지수가 1.4∼1.7%대의 하락폭을 기록했다. 중국발 위기에 대한 우려에 시스템 거래 중지라는 대외 악재에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탓이다. 유럽 증시는 유로존 정상회의를 계기로 그리스 사태 타결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문제는 중국이다. 정권 핵심부가 내놓은 증시 안정대책이 무위에 그치면서 위기감이 확산되고 그 영향은 고스란히 국내 증시를 흔들고 있다. 일각에서는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때와 달리 중국 정부가 시장의 힘에 한계를 드러내는 상황을 보이자 투자자들이 겁을 먹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중국은 평온한 편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러시아에서 열리는 브릭스(BRICS) 정상회의 및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참석차 저우샤오촨 인민은행장이 포함된 수행단을 이끌고 출국했다. 9일 상하이와 홍콩 증시는 하락세를 멈추고 각각 5.8%와 3.7% 급등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그리스보다 중국 시장 폭락이 끼치는 영향이 더 커 보인다”며 “중국 정부가 증시 부양을 위해 수많은 대책을 발표하고 있지만 시장이 반응하지 않으면서 중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에 경계 심리가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에 신한금융투자는 중국 증시가 급락세를 이어가지만 중장기적 추세는 긍정적일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수석연구원은 “무너진 시장 심리와 신용거래 매물의 추가 확대 가능성은 단기적으로 중국 시장을 우려스럽게 하지만 본토 증시의 강세장 추세에 대한 믿음은 유지한다”며 “중국 금융개혁(직접금융 시장으로 전환)이라는 대전제 아래 수급 확장, 금융주 재평가, 매출이 아닌 이익 개선에 대한 확신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성민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