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프 벤치마킹 ‘BOE 10.5세대’, 한국 장비 업계엔 ‘그림의 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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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세대 액정표시장치(LCD) 생산라인 투자에 나선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제조업체 BOE가 앞서 10세대에 투자한 일본 샤프를 ‘벤치마킹’하기 시작했다.

샤프에 공급했던 글로벌 장비 업체와 장비 도입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OE 특수를 기대했던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 업계는 10세대 공급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대상에서 배제되고 있다.

BOE는 미국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기업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AMAT·이하 어플라이드)와 일본 도쿄일렉트론(TEL·이하 텔) 등 글로벌 장비 업체와 10.5세대 장비 공급을 논의 중이다. 제품 세부 스펙까지 협의했다.

어플라이드와 텔은 샤프 사카이 10세대 공장에 핵심 장비인 화학기상증착(CVD)과 식각(에처) 장비를 각각 공급했다.

중국 BOE에 정통한 관계자는 “BOE가 샤프에 공급했던 업체를 일순위에 두고 설비 적용을 추진한다”며 “디스플레이 세정공정에 들어간 일부 장비를 제외하고 핵심 공정에는 국내 업체 장비를 적용하지 않았기에 사실상 검토 대상에도 없다”고 말했다.

BOE는 10세대급 투자를 검토하면서 샤프를 롤 모델로 삼았다. 초기 단계에는 원장 크기도 동일한 10세대를 계획했다. 샤프에 적용된 장비를 그대로 활용할 때 기술개발비 등 투자비를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BOE는 생산 효율성 향상 방안을 장비 업체와 논의하면서 10.5세대(2940×3370㎜) 크기로 최종 확정했다.

베이징 이좡단지에 있는 BOE의 8.5세대 라인. 사진=전자신문DB
베이징 이좡단지에 있는 BOE의 8.5세대 라인. 사진=전자신문DB

국내 장비 업계는 BOE에 이어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도 10세대급 투자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관련 연구개발을 추진해 왔다. 최근 국내 업체가 10세대 투자에 부정적 방침을 고수하자 추진 동력을 잃었다. BOE 한 곳 수요를 목표로 연구개발과 시제품 생산에 나서기에는 위험 요인이 크기 때문이다.

정윤성 IHS테크놀로지 상무는 “BOE 10.5세대는 샤프 10세대에 기반을 두고 늘린 것이기 때문에 애초부터 샤프에 적용된 장비 업체와 협력해 왔다”며 “국내 장비 업체가 BOE만을 바라보고 올인하기에는 위험이 많이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BOE는 지난 4월 10.5세대 박막트랜지스터(TFT) LCD 패널 프로젝트 추진 계획을 깜짝 발표했다. 전체 투자 금액은 총 400억위안(약 6조9956억원)이다. 60인치대 이상 TV 패널 생산에 주력하며 생산량은 유리기판 투입 기준 월 9만장이다.

<■BOE의 10.5세대 LCD 투자 계획>


■BOE의 10.5세대 LCD 투자 계획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