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엔젤` 자처한 김영세 이노디자인 회장, "디자인 필요한 스타트업에 투자"

“기술이 좋아도 디자인이 따라주지 않으면 외면 받는 시대다. 능력 있는 ‘강소기업’에 날개를 달아주기 위해 ‘디자인 엔젤’로 나서려 한다.”

김영세 이노디자인 회장이 30여년 산업디자인 경험을 국내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에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전자, 화장품 등 각종 제품을 디자인하며 세계적으로 성공시킨 경험을 공유한다. 디자인을 파는 대신 그들에게 투자해 아이디어 상업화를 지원한다. 미국 실리콘밸리 디자인센터와 연계한 미국 등 해외시장 진출, 나아가 지분투자까지 고려한다.

김영세 이노디자인 회장 <이노디자인 제공>
김영세 이노디자인 회장 <이노디자인 제공>

김 회장은 판교 테크노밸리 입주 3년여간 벤처업계와 접촉한 경험을 소개하며 “기술은 세계적 수준이지만 디자인 역량이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미국 애플, 일본 발뮤다 등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난 ‘디자인 우선주의 경영’을 국내에서 실현해 보이겠다는 것이다.

이노디자인과 디자인 문호도 대폭 개방했다. 구글과 같은 ‘수평적 관계’를 지향하며 좋은 아이디어가 있는 누구나 이노의 문을 두드릴 수 있도록 했다. 김 회장은 “산업디자인과 첨단기술 관계는 ‘바늘과 실’”이라며 “기술도 좋은 디자인이 있어야 상업화를 이룰 수 있듯 세상이 필요한 걸 찾으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웨어러블, 사물인터넷(IoT) 관련 제품에 관심이 많다.

이노디자인은 지난해 기존 ‘디자인 컨설팅’뿐만 아니라 ‘디자인 브랜드’로 사업영역을 넓혔다. 디자인 우선주의를 표방한 독자 브랜드 ‘이노(INNO)’를 론칭, 첫 상품으로 헤드폰 ‘이노웨이브’와 ‘이노허그’, 블루투스 스피커 ‘이노플래스크’를 출시했다.

이노디자인이 지난해 12월 `이노(INNO)` 브랜드로 출시한 헤드폰 `이노허그` <이노디자인 제공>
이노디자인이 지난해 12월 `이노(INNO)` 브랜드로 출시한 헤드폰 `이노허그` <이노디자인 제공>

김 회장은 “그동안 디자인은 제품 기능 향상을 위해 덧대는 수준으로 인식됐다”며 “디자인 콘셉트를 먼저 잡아 제품을 개발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스티브 잡스가 남긴 ‘디자이너에게 우선 디자인하게 하고, 그 디자인을 엔지니어가 만들어 내라’는 애플 경영철학을 언급하며 “이것이 이노디자인의 미래전략”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수직적 하도급 구조로 성공하는 방식은 끝났고 세계는 수평적 공존 사회로 바뀌고 있다”며 “실리콘밸리에서는 이미 ‘디자인 엔젤 혁명’이 시작됐다. 이노도 디자인 엔젤로서 ‘디자인 중심 공존 경영’에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