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우리나라 전체 온라인 쇼핑에서 모바일이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어선다. 모바일 쇼핑족이 빠르게 늘면서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 같은 온라인 전문 회사는 물론이고 홈쇼핑과 오프라인 기반 백화점·대형마트까지 모바일 대응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12일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온라인 전자상거래에서 모바일이 차지하는 비중은 연내 50% 돌파가 유력하다.
지난 5월 기준 우리나라 온라인 쇼핑 규모는 1조8900억원으로 전체 온라인 쇼핑 4조2380억원의 44.6%를 차지했다. 불과 1년 전인 지난해 5월 모바일 거래 비중은 30.4%(1조830억원)였다. 매달 모바일 거래 비중이 1~2%포인트씩 오르는 추세다. 이를 감안하면 연내 50% 돌파가 가능하다.
모바일 쇼핑 증가는 기존 PC기반 쇼핑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1년 전과 비교해 전체 온라인 쇼핑규모가 19.0% 증가하는 사이 모바일 거래는 74.6%나 급증했다.
PC와 스마트폰 기반 쇼핑은 차이가 크다. 모바일 쇼핑의 가장 큰 특징은 시간과 장소의 구애를 받지 않는 점이다. 버스 안이나 짧은 휴식시간을 이용해서도 거래가 가능하다.
구매 행태도 다르다. PC 기반 구매자는 원하는 물건을 정한 후 여러 사이트에 들어가 검색하며 상품을 선택하는 ‘목적형’ 구매가 많다. 가격에 민감할뿐 쇼핑몰 자체에 대한 충성도는 낮다.
반면에 모바일 쇼핑은 각 유통사 애플리케이션에 들어가서 상품을 보면서 고른다. 유통회사 상품 제시가 중요한 ‘추천형’ 거래다. 상품 하나를 보러 갔다가 다른 상품도 구매하게 되는 일도 빈번하다. 한 번 거래를 시작한 쇼핑몰과 반복 거래 비중도 높다.
한 오픈마켓 관계자는 “모바일 쇼핑에서는 가격 이외에 쇼핑몰 제품 구성, 상품 추천, 편리한 이용자 접근성 확보 등 유통사 전략이 아주 중요하다”며 “스마트폰 작은 화면에 맞는 제품 소개와 사진 배열에도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모바일 쇼핑 비중이 가장 높은 사업자는 소셜커머스다. 쿠팡·티몬·위메프 등 주요 3사 모바일 거래 비중은 현재 80% 수준에 육박한다. 소셜커머스는 최근 수년간 ‘추천’에 기반한 모바일 거래 확대와 함께 거래 규모를 빠르게 늘렸다.
G마켓과 11번가, 옥션 등 오픈마켓은 판매대금 45% 정도가 모바일에서 이뤄진다. 모바일판매 전체 금액에서는 여전히 소셜커머스를 앞서고 있다.
오픈마켓은 거래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구매자와 판매자를 연결하는 ‘개방형 장터’로 출발했다. 하지만 모바일 쇼핑족 확산 추세에 발맞춰 상품추천 기능을 강화하고 별도 아이템별 할인 이벤트를 늘리는 등 모바일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TV를 유통채널로 삼는 홈쇼핑업체도 모바일족 대응에 속도를 낸다. 홈쇼핑 업체 가운데는 GS샵과 홈앤쇼핑이 모바일 투자와 고객 확보에 가장 큰 공을 들이고 있다. 같은 상품이라도 모바일 구매 시 추가 할인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모바일 고객 수를 늘리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오프라인으로 성장해온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가전유통전문점도 모바일 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미 대부분 오프라인 유통사도 모바일 특화 애플리케이션을 확보했다. 이들은 오프라인 매장 소비자와 모바일·온라인 쇼핑족과 충돌을 막는 상품 구성에 큰 공을 들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높은 스마트폰 보유율에다 좋은 통신 인프라와 결제시스템까지 갖춰지면서 우리나라 모바일 쇼핑은 이미 유통산업 주류로 자리매김했다”며 “물류 시스템 보강으로 공산품을 넘어 농수산품으로까지 모바일 취급 품목도 다양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모바일 쇼핑 규모와 온라인 쇼핑에서 차지하는 비중 (단위:10억원, %) ※자료: 통계청>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