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인터넷] 우린 이미 드론 시대에 살고 있다. 예전에는 존재만으로도 신기했던 드론이 이젠 영상을 찍고, 동네를 순찰하며, 과수원에 농약을 뿌린다. ‘취미용 드론을 날려봤는데 죽여주더라’는 이야기도 주변에서 심심찮게 들린다. 어디서 그렇게 찾는지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오는 신제품들은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들다.
하지만 정작 사람들은 드론을 잘 사지 않는다. 쓸만한 것은 크고 비싸다. 드론으로 찍은 영상으로 밥벌이 할 게 아니라면 살 이유가 없다. 좀 더 저렴한 것은 날아다니는 거 빼고는 당최 할 줄 아는 게 없다. 필요한 주변 기기들을 알아보니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영국의 익스트림 플라이어(Extreme Fliers)에서 개발한 마이크로 드론 3.0은 뛰어난 기능과 합리적인 가격을 두루 갖춘 보급형 드론이다. 손바닥에 쏙 들어올 정도로 아주 작고, 무게는 겨우 56g에 불과하다. 웬만한 스마트워치 하나 정도의 무게다.
보통 이 같은 초소형 드론의 성능은 형편없다. 날아다니는 게 감지덕지할 정도다. 하지만 마이크로 드론 3.0은 다르다. 시속 70km로 최대 100m까지 날 수 있고, 시속 20m/s의 바람도 끄떡없이 견뎌낸다. 공중 멈춤, 직선 이동, 뒤집혀 날기 등 다채로운 비행도 가능하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작은 몸체에 전용 HD 카메라와 흔들림을 막는 초소형 짐벌 장치를 야무지게 품었고, 찍은 영상을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지원한다. 구글 카드보드를 이용하면 마치 드론을 타고 다니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동영상 해상도는 720p HD으로 훌륭하다. 하지만 배터리 용량이 적어 완충해도 7분밖에 날지 못하는 건 아쉬움으로 남는다.
마이크로 드론 3.0은 인디고고에서 펀딩을 받고 있다. 마감일까지 2주정도 남은 지금 목표액을 훌쩍 넘은 94만여 달러(약 10억원)를 모았다. 보급형 드론의 새 장을 여는 제품답게 가격은 저렴하다. 150달러(약 17만원) 정도면 VR헤드셋과 카메라 모듈로 구성된 세트를 받을 수 있다. 구매하면 11월에 받을 수 있다.
이승빈기자 cadenza12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