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을 준비 중이거나 출산을 앞두고 있는 부모, 심지어 이미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들의 경우에도 내 자녀가 ADHD 증상을 보이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ADHD로 불리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는 이제 더 이상 남의 집 이야기가 아니다. 자극 과잉의 시대에 태어난 수많은 아이들이 저마다의 ADHD로 고통 받고 있다.
두 자녀를 둔 옥은진 씨도 ADHD 증상을 보이는 첫째 딸 때문에 매일 밤을 눈물로 지새야 했다. 딸의 ADHD 증상을 호전시키기 위해 10년 가까이 동분서주했다. 이름만 말하면 알 만한 유명한 전문가들을 찾아 다녔고 언어 치료, 음악 치료부터 놀이 치료까지 해보지 않은 치료가 없었다. 정신과 약도 복용했지만 차도가 없었다.
자포자기 심정이 되어 실의에 빠져 지내던 어느 날 지인으로부터 비약물 치료를 한다는 밸런스브레인을 소개받았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차도가 보이기 시작했다. 10년간 그들 모녀를 괴롭혔던 ADHD가 2년 만에 자취를 감췄다. 아래는 딸과 함께 ADHD를 이겨 낸 옥은진 씨와의 1문 1답.
Q. 딸이 언제부터 ADHD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나?
보통 12개월 전후로 말을 시작하는데 우리 아이는 30개월이 되어서야 말을 시작했다. 말뿐 아니라 전반적으로 모든 게 또래에 비해 느리고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다. 내가 조용한 편이라 아이도 조용한가 보다 싶은 마음도 있었다. 무엇보다 유아교육학을 전공해서인지 당시 학습법이나 육아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발달 속도는 개인마다 차이가 크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고 그저 조금 느린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니 차이가 확실하게 드러났다. 그냥 조금 느린 문제가 아니었다. 다른 아이에 비해 확실히 발달이 느리고 조용한 ADHD였다.
Q. 어떤 ADHD 증상을 보였나?
모르는 사람이 보면 조용하고 감정 표현을 잘 하지 않는 아이 정도로만 보일 수 있는데 엄마는 자녀의 상태를 단박에 알 수 있다. 우리 아이는 본인의 감정을 잘 인지하지 못했다. 본인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니 뭔가 하고자 하는 욕구, 심지어 식욕도 없었다.
지시한 것에 대한 행동은 했지만 질문을 하면 단답형으로 대답하고 대화를 이어 가지 못했다. 본인도 설명할 길이 없는 것이다. 상황에 필요한 말을 찾지 못하고 말로 정리하지 못했다. 선생님께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야 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한데 선생님의 보호 감찰을 받다 보니 따돌림을 당했다. 초등학교를 다니는 내내 친구가 단 한 명도 없었다.
Q. ADHD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영유아, 청소년 인지와 발달 장애 쪽으로 국내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전문가를 찾아 다녔다. 온갖 센터와 병원에서 언어 치료와 놀이 치료 등을 받았다. 정말 안 해본 것이 없다. 1년 가까이 정신과 약을 복용하기도 했다. 약을 먹으니 조금 활발해진 느낌이 들었지만 잠을 잘 자지 못하고 소화 불량을 호소하더라. 본인 자녀의 틱 장애를 고쳤다는 엄마로부터 밸런스브레인을 소개 받았는데 그때까지도 약을 먹고 있었다.
밸런스브레인에서는 비약물 치료로 충분히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며 약을 끊기를 권했다. 정말 고민을 많이 했다. 약을 먹으면서 호전된 부분이 거의 없었는데도 내 스스로가 심리적으로는 약에 의존했던 것 같다. 결국 밸런스브레인 프로그램을 시작하면서 약을 끊었다.
Q. 2년 동안 밸런스브레인에 다닌 것으로 알고 있다. 효과는 있었나?
처음에 갈 때는 딱 3개월만 해볼 생각이었다. 그런데 처음 검사를 받을 때부터 달랐다. 뇌 기능 검사를 한 후에 뇌의 어느 부분에 문제가 있는지 분석한 자세한 데이터를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그전까지 다녔던 심리센터나 아동발달센터에서 받았던 검사결과들과 차원이 달랐다.
검사 후 좌우뇌 불균형 등 뇌기능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프로그램에 들어갔는데 몇 달 만에 호전되는 것이 느껴졌다. 조금 호전됐다고 그만두면 증상이 얼마 안돼 재발할 것이라는 생각에 계속 다녔다. 실제로 엄마들이 이런 저런 치료를 할 때 증상이 호전되면 초반에 이를 중단하는 경우가 많더라. 대부분은 짧은 시간 안에 증상이 재발한다. 장기간 꾸준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요즘은 딸과 긴 시간 정상적으로 대화를 할 수 있을 만큼 좋아졌다. 지능 면에서는 경계성 지능에서 정상 범위로 들어섰다. 10년간 치료하지 못했던 ADHD가 사라졌다. 내가 겪은 이 놀랍고 감사한 경험을 다른 부모들과도 나누고 싶어 평택에 밸런스브레인 센터를 직접 열기로 했다. 내가 겪은 시행착오를 다른 부모님들이 겪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Q. 발달장애나 틱, ADHD 자녀를 둔 부모님들에게 전할 말이 있다면?
자녀가 치료를 받을 때 부모님들도 함께 교육을 받아야 한다. 특히 틱, 뚜렛 증상을 보이는 자녀를 타박하는 부모님들이 가장 위험하다. 부모님이 다혈질이거나 자녀에게 야단을 강하게 치시는 분들, 자기 감정 조절을 잘 못하시는 분들, 자녀 교육과 학습에 대한 강압이 심한 분들이 특히 아이의 증상을 악화시킨다.
아이 혼자 스스로 바뀌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가족들도 변화에 동참해야 한다. 먼저 부모 스스로 자신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고, 생활을 개선해야 한다. 부모가 자녀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부모의 행동이 어때야 하는지에 대해 배우고 실천하기 바란다.
Q. 앞으로 비전이나 목표가 있다면?
유아교육을 전공했고 12년 동안 학원을 운영하면서 스스로 준 전문가라고 생각했지만 내 아이의 ADHD를 없애는 데는 10년이 넘는 세월을 허비했다. 더 어릴 때 개선시켜 주지 못한 것이 후회되고 미안한 마음이다. 요즘은 아이의 자존감을 회복시키기 위해 온 가족이 적극적으로 칭찬하고 대화를 많이 한다. 다양한 감정, 특히 행복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아이가 됐으면 한다.
요즘은 우리 아이처럼 겉으로 보기에 큰 문제가 없어 보이는 경계성 지능 상태의 아이들이 많다. 경미한 수준의 ADHD 증상을 보이거나 큰 이유 없이 집중력을 유지하지 못하는 자녀, 학습 부진이 계속되는 자녀들은 부모님들이 더 주의해서 관리해야 한다. 뇌가 계속해서 자라고 발달하는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
나와 같은 문제를 겪고 있는 부모님들을 돕고 싶다는 마음으로 평택에 밸런스브레인을 열게 됐다. 7월 20일 평택 밸런스브레인을 찾아주시는 분들께는 무료로 좌우뇌 균형 검사를 해 드릴 예정이다. `좌우뇌 불균형과 올바른 뇌 발달`을 주제로 무료 강연도 진행한다. 자녀 문제로 고민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을 드릴 수 있기 바란다.
이뉴스팀 e-new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