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동 코엑스에 ‘알리페이’ 결제 시스템이 구축된다. 중국 관광객은 물론이고 20·30대 젊은층 모바일 결제 습관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전망이다.
13일 한국무역협회와 금융권에 따르면 다음 달 협회 자회사인 코엑스몰이 중국 알리페이 결제 시스템을 코엑스 내 가맹점에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한국정보통신 등 알리페이와 계약을 맺은 밴(VAN)사와 결제 인프라 구축 세부 협의에 착수했다. 하나은행과도 협약을 체결한다.
삼성동 코엑스에 알리페이 결제가 허용되면 강북 명동과 전국 편의점에 이어 한국 심장부로 통하는 강남 상권에도 ‘차이나 페이’ 열풍이 불어닥칠 전망이다.
코엑스는 모바일결제에 능숙한 20·30대 소비 계층이 모이는 복합 문화공간이다.
200곳이 넘는 소매점과 메가박스, 아쿠아리움 등 대형 가맹점, 100여곳에 달하는 식당이 들어서 있어 강남 핵심 상권으로 불린다. 알리페이 하나로 쇼핑과 여가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코엑스몰에 따르면 극장과 수족관, 파르나스몰을 제외한 모든 가맹점과 한국도심공항(KALT) 구역까지도 알리페이 결제가 가능할 전망이다.
알리페이 코엑스 진출은 의미가 크다. 모바일 결제 시스템 확산을 위해 다양한 국내 사업자가 인프라를 확장하고 있지만 생활 밀접 업종과 주요 상권을 선점한 것은 알리페이가 처음이다. 2만여개에 달하는 전국 편의점과 면세점 그리고 강남 상권 핵심인 코엑스몰을 선점해 ‘바코드 기반 간편 결제’ 확장이 가능해졌다.
장기적으로 O2O 시장 확산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알리페이는 상징성이 큰 한국시장을 기점으로 중국은 물론이고 아시아 지역에서 모바일결제와 연동한 O2O 플랫폼 안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과거 코엑스는 NFC결제 존 구축 등 모바일 결제 관련 시범사업이 추진된 곳이다. 홍보 부족과 가맹점 인식 취약으로 큰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현재는 인프라와 사용자 인식 등 여건이 많이 개선됐다. 알리페이가 편의점에 이어 한국 심장부로 통하는 코엑스에 연착륙하면 소비자 결제 패턴은 물론이고 향후 국내 주요 상권 진입에도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시스템 적용 등을 점검하고 은행과 계약 조건 등도 협상 중”이라며 “이달 말 계약을 체결하고 본격 시스템 구축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