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3차 구제금융 극적 타결…유로존에 남는다

그리스 정부가 국제채권단 긴축요구안을 수용하면서 860억유로(약108조300억원)의 3차 구제금융을 지원받게 됐다. 3차 구제금융안 타결로 ‘그렉시트(그리스 유로존 탈퇴)’ 우려도 해소됐다.

유로화를 사용하는 유로존 19개국 정상은 13일(현지시각) 그리스 추가 개혁안 이행을 조건으로 유럽재정안정화기구(ESM)와 구제금융 협상을 개시하기로 합의했다. 1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로존 정상회의는 16시간이 넘게 회의를 지속하며 타협안을 도출했다.

도날드 투스크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날 트위터로 “만장일치로 합의를 이뤘다”며 “그리스에 ESM 지원 준비가 됐다”고 전했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도 “합의 내용과 형식에 만족한다. 이제 그렉시트는 없다”고 말했다. 융커 위원장은 “합의안이 각국 의회를 통과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채권단과 그리스 정부 합의안에 따르면 그리스는 앞으로 3년간 860억유로 구제금융을 지원받게 된다. 그 대신 500억유로 상당 국가재산을 매각해야 한다. 연금 삭감과 저소득층 지원 보조금 폐지도 의무이행사항이 됐다. 법인세는 26%에서 28%로, 음식점 등 부가가치세도 13%에서 23%로 인상된다.

채권단은 합의안을 차질 없이 처리할 수 있도록 15일까지 그리스 의회가 긴축 내용을 법안을 담아 통과시켜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그리스는 부가가치세 간소화와 연금 개혁, 민영화 등 고강도 개혁법안을 15일까지 입법절차를 마쳐야만 ESM에서 3년간 최대 860억유로 규모 구제 금융을 지원받을 수 있다.

그리스 구제금융 합의안은 독일,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핀란드,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슬로바키아 등 의회 승인을 얻어야 한다.

이 때문에 그리스 정부와 채권단 합의에도 그렉시트 위기가 완전 해소된 것은 아니다. 유로존 정상은 ESM 협상을 마무리할 때까지 필요한 유동성을 지원하는 ‘브릿지론’으로 120억유로를 제공하기로 했다.

그리스는 2009년 재정적자가 급증해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처하자 2010년 5월과 2012년 2월 각각 1100억유로와 1228억유로 구제금융을 받았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