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산 태양광제품(태양전지·모듈)에 대한 반덤핑·반보조금상계관세 세율을 예비판정 때보다 대폭 높였다. 반덤핑 이슈에서 자유로운 우리나라 태양광기업이 대미 수출에서 상대적 이익을 얻게 됐다.
미국 상무부는 13일(현지시각) 미국 연방 관보를 통해 2012년 중국산 태양광제품 반덤핑·반보조금상계관세 리뷰(재검토) 결과, 30.61% 세율을 부과키로 했다. 지난 1월 내놓은 예비판정 때 17.5%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관세 부과 대상은 중국에서 제조된 반제품, 태양전지(원재료) 또는 해당 태양전지로 구성된 모듈(완제품) 일체다.
미국 상무부는 당초 34~39% 수준 반덤핑·반보조금상계관세를 부과키로 발표했으나 해당 기업 요청을 받아들여 관세율 리뷰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예비판정으로 관세율을 17.5%로 결정했다가 최종판정에서 종전 수준으로 되돌린 것이다. 이번 판정 관세율은 2017년까지 유효하며 매년 리뷰를 통해 미국 상무부가 재판정할 수 있다.
17.5%였던 예비판정과 비교해 최종 판정에서 관세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관세 부담을 감수하고서라도 수출하겠다던 중국 업체는 계획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태양광업계는 이 여파로 중국 태양광 제조업체 공장 해외 이전이 가속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트리나솔라는 태국에 태양전지(700㎿), 태양광모듈(500㎿) 제조공장 설립 계획을 발표했고, CNPV는 우리나라 새만금에 3000억원을 들여 태양광제품 공장을 지을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우리나라 태양광기업은 비관세 제품으로 미국 시장 진입·공략에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게 됐다. 이번 판결로 미국 태양광업체 선에디슨에 태양전지를 대량 공급하고 있는 신성솔라에너지는 추가 계약에 대한 기대까지 커졌다.
지난 4월 미국 넥스트라에너지에 1.5GW 규모 태양광모듈 공급계약을 체결한 한화큐셀 역시 미국 시장 공략에 힘을 받게 됐다. 한화큐셀은 미국 시장 공략을 위해 충북 진천에 태양전지 1.5GW, 태양광모듈 500㎿ 규모 생산시설을 구축 중이다.
최근 미국 유비솔라와 25㎿ 규모 태양광모듈 공급계약을 체결한 에스에너지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인터솔라북아메리카2015 전시회에 참가해 현지 수요를 직접 점검했다.
태양광업계 한 관계자는 “30%가 넘는 관세율 영향으로 미국 시장에서 중국 태양광제품 가격경쟁력이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관세를 우려한 미국 고객이 안정적이고 장기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비관세제품을 선호할 것으로 예상돼 우리나라 기업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2012년 건과 별개로 지난해 12월 미국 상무부는 중국산 태양광제품과 우회수출 품목까지 포괄하는 기준을 적용해 ‘2014년 중국·대만산 태양광제품 반덤핑·반보조금상계관세’로 중국산에 75~203%, 대만산에 11~27%를 부여키로 발표한 바 있다.
<2012년 중국산 태양광제품 반덤핑·반보조금상계관세 판결 비교 [자료:미국 상무부]>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