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 논란 핵심으로 떠오른 ‘세입경정’…여야 입장차 극명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안에서 ‘세입경정’이 논란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야당이 “세입경정 전액 삭감”을 고수하는 반면 정부와 여당은 “세입경정 없이 경기회복은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논의 진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1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 11조8000억원 중 세수결손 보존을 위한 5조6000억원은 심사 대상이 될 수 없음을 거듭 말한다”며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이래 매년 세수결손이 반복해서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세수결손은 정부가 잘못된 낙관적 경기전망을 하거나 실수로 세입추계를 잘못했기 때문”이라며 “책임은 국민에게 있지 않으며 정부 몫”이라고 강조했다.

정부 추경안 11조8000억원 중 6조2000억원은 메르스·가뭄 등에 직접 투입하는 세출이다. 나머지 5조6000억원은 세수결손을 메우는 세입경정이다. 정부는 매년 예산 수립시 세입 전망을 바탕으로 세출 규모를 결정하는데, 잘못된 전망이나 급격한 경기 변동으로 세금이 예상보다 적게 걷히면 세수결손이 발생해 원활한 세출이 어렵다. 추경 가운데 이 부분을 메우는 데 쓰이는 게 세입경정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세입경정에 유독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부 잘못으로 발생한 세수결손을 추경으로 메워서는 안 된다는 설명이다. 다만 법인세 정상화 등 세수 확보 대책이 추가돼야 세입경정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정부와 여당은 야당 주장이 어불성설이라고 맞섰다. 세입경정 없이는 정부가 계획한 사업을 정상 추진할 수 없어 경기 부양이라는 추경 취지를 살릴 수 없다는 설명이다. 세수결손 원인도 과다한 경제성장률 전망이 아닌 세계경제 침체, 메르스 등 때문이라는 평가다. 야당 주장대로 법인세를 늘리는 것 역시 경기 부양과 모순된다는 주장이다.

송언석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세입경정은 경기활성화를 위해 꼭 필요한 조치”라며 “2015년 세입예산 편성때 기준이 된 경상성장률 전망치 6.1%는 당시 여건을 감안해 합리적인 수치였지만 세계교역량 둔화와 메르스 등 악재로 하향조정과 세입보전이 불가피해졌다”고 설명했다.

새누리당은 과거 김대중정부, 노무현정부 때에도 세입경정이 있었다며 야당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박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은 “1998년, 2004년, 2005년, 2009년, 2013년 등 과거 정부에서도 총 5차례 세입추경을 실시해 경기침체로 인한 세입결손을 보전했다”고 설명했다.

원유철 새누리당 신임 원내대표는 추경안 처리와 관련해 “여야의 당파적 이해관계가 걸린 문제가 아니고 메르스와 가뭄, 수출 부진이라는 지금의 대한민국 경제 위기를 우리가 같이 풀어나가는 차원에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또 야당이 세입경정 예산 통과 조건으로 내건 법인세 인상 주장에 대해선 “(법인세 인상은 부담스럽다는) 현재 입장 이대로 간다”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