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GS칼텍스, 알뜰주유소 大戰서 웃었다

현대오일뱅크가 알뜰주유소 사업으로 내수 점유율을 높일 수 있게 됐다. 1·2부 시장 석유제품 공급자로 동시에 선정돼 앞으로 2년간 석유제품 공급을 맡는다. GS칼텍스도 3년 만에 1부시장에 재진입했고 2부 시장 공급사로 선정이 유력했던 한화토탈은 고배를 마셨다.

한국석유공사와 농협중앙회는 14일 알뜰주유소 유류공급 사업자 입찰을 마감하고 1부 중부권역 공급사로 현대오일뱅크, 남부권역 공급사로 GS칼텍스를 각각 선정했다. 중부권은 현대오일뱅크·SK에너지, 남부권은 GS칼텍스·SK에너지·에쓰오일이 응찰했다.

1부 시장은 정유사가 알뜰주유소로 직접 제품을 배송한다. 중부권(수도권·충청·강원)과 남부권(경상·전라)으로 구분하는 데 현대오일뱅크는 중부권에서 4년 연속 선정됐다. 충남 서산에 대산공장이 있어 중부권역 물류비가 적게 들기 때문에 울산·여수에 공장을 둔 경쟁사보다 가격면에서 다소 유리했다.

현대오일뱅크는 한화토탈 선정이 유력했던 2부 시장에서도 경유제품 공급권을 따내는 이변을 연출했다. 한화토탈은 전신 삼성토탈 시절부터 3년 연속 2부 시장 휘발유·경유 제품 공급사로 선정됐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이번에도 선정이 유력시됐다. 휘발유는 한화토탈 한 개 기업이 응찰해 유찰됐다. 알뜰주유소 입찰은 경쟁 입찰을 원칙으로 한다. 한화토탈 관계자는 “휘발유 부문은 가격 경쟁력이 있어 공급권 입찰이 재개되면 다시 선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또 다시 한화토탈만 응찰한다면 입찰 기준 등을 변경해 공급사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부권 공급사로 선정된 GS칼텍스는 2012년 이후 3년 만에 알뜰주유소 시장에 재진입했다.

업계는 이번 입찰을 통해 현대오일뱅크가 내수 점유율 제고를 위한 본격 행보에 나설 것으로 봤다. 석유공사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정유사 점유율은 SK에너지가 31.2%로 1위고 GS칼텍스가 24.8%로 2위다. 현대오일뱅크와 에쓰오일이 각각 21.8%, 18.4%로 뒤를 잇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4년 연속 알뜰주유소 1부 시장 공급권을 따낸 데 이어 올해 2부 시장에서도 경유제품 공급권까지 따내며 내수 점유율을 조금 더 높일 수 있게 됐다. 2부 시장은 휘발유 1억9000만리터와 옵션 약 9500만리터, 경유 1억3000만리터와 옵션 약 9500만리터를 공급하는 조건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2부 시장은 부산물로 제품을 생산하는 한화토탈 선정이 유력했는데 현대오일뱅크가 선정된 것을 보면 상당히 공격적 배팅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올해 입찰은 예년처럼 1·2부로 나눠 진행했다. 공급기간은 1년에서 2년으로 늘어났다.

일반 경쟁입찰로 최저가낙찰자를 선정했다. 공급사는 싱가포르현물가격(MOPS) 기준에 마진(+α)을 붙여 공급한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