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기업지원기관 “고사 위기 대경권 모바일 금형산업 살려라”

“고사 위기 모바일 금형산업을 살려라.”

대경권 지자체와 기업지원기관이 대기업 생산기지 해외이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바일 금형산업을 되살리기 위해 묘수찾기에 나섰다.

대기업 생산기지 해외 이전으로 모바일 금형업체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다. 스마트팩토리를 도입해 경쟁력 확보에 나선 구미소재 한 모바일 금형업체 공장 내부 모습.
대기업 생산기지 해외 이전으로 모바일 금형업체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다. 스마트팩토리를 도입해 경쟁력 확보에 나선 구미소재 한 모바일 금형업체 공장 내부 모습.

미래창조과학부는 최근 지자체와 공동으로 지역 지원기관과 대·중소기업으로 구성된 금형산업 살리기 실무협의회(TF)를 꾸렸다. 일감이 줄어 고사 위기에 놓인 금형산업을 되살려보자는 취지에서다.

하지만 금형업체 자체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 없이 단순히 일감만 늘려주는 것은 땜질 처방에 그칠 것이라는 게 전문가 지적이다.

◇대경권 모바일 금형산업 현황

구미를 중심으로 한 대경권 금형산업은 삼성전자가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한 이후 줄어든 일감으로 고사 직전이다.

국내에서 버티기 힘든 100여 협력사는 이미 베트남으로 생산공장을 옮겼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메탈프레임이 적용된 휴대폰 케이스가 출시되면서 플라스틱 금형업체는 직격탄을 맞았다. 지역 200여 금형업체 대부분이 플라스틱 금형 분야 2, 3차 협력사기 때문이다.

구미소재 한 금형업체 대표는 “대기업이 금형 물량 대부분을 해외 발주해 일감이 줄어든 중소 금형업체는 직원 임금도 못줄 정도로 벼랑 끝에 내몰려있다”고 말했다.

◇산·관·연 태스크포스 구성

미래창조과학부는 최근 구미시와 삼성전자, 구미전자정보기술원, 한국산업단지공단, 기업인으로 TF를 구성했다. 위기에 직면한 대경권 플라스틱 사출 금형업체 실태를 파악해 지원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취지다.

TF는 지금까지 두 차례 모임을 갖고 금형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기업인은 삼성전자에 지역업체 물량 확대를 요청했다. 정부와 지자체에는 해외마케팅을 전담할 수 있는 상주인원을 사단법인 금형산업발전협의회에 지원해줄 것을 요구했다.

TF는 내달 말까지 지역 금형업체 실태를 정확히 파악한 뒤 대·중소기업 상생방안, 기술경쟁력 제고, 인력 양성 등 지원방안을 도출할 계획이다.

정치영 구미전자정보기술원 창조경제지원실장은 “금형업체 실태조사를 진행하면서 단기적으로 대기업 물량을 늘려주고 장기적으로 기업역량 강화, 고급인력 양성, 신사업 등을 모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회성 지원보단 경쟁력 확보가 우선”

TF로 금형업체를 살리기 위한 묘책이 나올지는 미지수다. 지역 금형기업은 일정기간 만이라도 대기업이 일감을 늘려주기를 바라지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다. 해외기업 금형기술과 가격 경쟁력이 국내 기업을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한 전문가는 “대기업이 일부 물량을 국내기업에 주더라도 임시방편일 수밖에 없다”며 “결국 금형 기술력을 확보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신사업을 발굴해 대기업 종속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했다.

산단공 대경권본부 관계자는 “금형업체가 힘들다고 당장 일감만 주는 것은 응급처방 밖에 안 된다”며 “기술력을 높이고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등 자체 경쟁력 확보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