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 쇼케이스’는 출시 준비 중 혹은 이미 시중에 선보인 국내외 제품을 발굴해 소개하는 코너다. 컨슈머저널 이버즈(www.ebuzz.co.kr)는 참신함, 기능, 디자인 등을 두루 살펴 사용자가 흥미로워할 만한 아이디어 제품 일곱 가지를 소개한다.
황민교 이버즈 기자 min.h@ebuzz.co.kr
1. 페부
요즘처럼 햇볕이 내리쬐는 한낮에는 노래 제목처럼 ‘태양을 피하는 방법’을 찾고 싶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나오는 곳으로 쏙 들어가면 그만이지만 만일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최대한 즐기려 노력해보자.
제품 이름은 ‘페부(FEBO)’, 포르투갈어로 태양을 뜻한다. 태평양을 건너온 제품이지만 어릴적 기억을 되짚어 보게 하는 힘을 가졌다. 돋보기로 빛을 모아 검은 도화지를 태우던 초등학교 과학 실험과 상당 부분 겹치는 면이 있다.
페부는 돋보기와 눈을 보호하는 안경, 스텐실 꾸러미로 구성돼 있다. 스텐실은 얇은 합판에 활용도 높은 기본 글자와 모양을 구멍 뚫어 놓은 것이다. 모형 자를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돋보기는 종이는 물론이고 나무, 합판, 코르크, 가죽 등에 구멍을 뚫거나 무늬를 새기는 게 가능하다. 이니셜과 간단한 모양만으로 개성 없던 소품이 특색 있게 탈바꿈한다. 기본형 스텐실을 이용하는 것으로 성이 차지 않는다면 무늬를 새기고자 하는 곳에 직접 스케치를 해도 좋다. 같은 방식으로 무궁무진한 모양을 그려낼 수 있다. 페부와 함께하면 태양은 기미를 생성하는 불청객이 아니라 재미있는 놀이도구가 된다.
페부는 소셜 펀딩 사이트 킥스타터에서 오는 8월 22일까지 투자금을 모을 예정이다. 목표액인 8000달러를 이미 훌쩍 뛰어넘었다. 예상 배달 시기는 올해 11월께다.
이버즈 한줄평:태양을 ‘붓’ 삼아 그린 그림.
2. 맥주 거품 제조기(조끼 아워·소닉 아워 시리즈)
전기세 폭탄을 피하려고 선풍기로만 버티는 무더운 여름밤, TV에서는 각종 맥주 선전이 쏟아져 나온다. 다이어트를 생각하면 참아야 하지만 시원한 목 넘김이 떠올라 편의점으로 발걸음하기 십상이다. 아늑한 집과 시원한 맥주, 영화 한 편이면 불면의 밤을 나는 데 문제없어 보인다. 만일 만족을 넘어 완벽을 추구하고 싶다면 맥주 거품 제조기 하나를 추가하자.
다카라토미 ‘조끼 아워(Jokki Hour)’는 선술집에서 갓 따른 맥주처럼 신선한 거품을 만들어낸다. 사용 방법은 간단하다. 유리잔에 맥주를 따른 뒤 손잡이에 있는 버튼을 짧게 누른다. 몇 초 지나지 않아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은 적정량의 거품이 생겨난다. 시원함과 더불어 부드러운 거품 맛까지 즐길 수 있다. 색상은 노란색과 검정색 두 종류다.
회사는 초음파를 활용한 거품제조기 ‘소닉 아워(Sonic Hour)’ 시리즈도 함께 내놓았다. 거치형은 기기 모양이 컵 받침처럼 생겼다. 그 위에 잔을 놓고 버튼을 누르면 순식간에 거품이 생긴다. 색상은 검정색, 흰색, 주황색, 파란색 네 종류다.
휴대형은 한 손에 쥘 수 있는 작은 크기로 잔 옆에 대고 사용한다. 전원을 켜면 기기 중앙에 빨간불이 들어오고 유리를 이용해 초음파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원하는 만큼 거품이 발생하면 떼어준다. 색상은 흰색과 파란색 두 종류다. 해당 제품은 해외 직구나 국내 오픈마켓에서 구매할 수 있다.
이버즈 한줄평:시원한 맥주, 거품이 있다면 금상첨화.
3. 디지털 주걱 저울
다이어트 실행을 미루다 여름이 오고야 말았다. 속성으로 살을 빼려는 이가 많은 탓에 시중에는 각종 다이어트 상품 광고가 난무한다. 한 달 가열차게 노력하면 8월 중순 환골탈태할지 모른다는 헛된 희망을 건드리는 것이다.
그러나 다이어트의 기본은 화려한 상품이 아니라 운동과 식단조절이다. 모두 다 아는 사실이지만 실행하기 어렵다는 게 문제다. 다이어트 책자에서는 밥 한 공기가 140㎉라고 일러주지만 어느 정도를 뜻하는지 모호하다. 그릇에 고봉밥을 푸고 한 공기라고 합리화하면 그만이다. 이런 상황을 막으려면 정확한 수치를 눈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텟쿠 ‘디지털 주걱 저울(PS-033)’은 밥 양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제품이다. 전원을 켠 뒤 밥을 푸면 무게 또는 열량을 알려준다. 설정 버튼 하나로 g과 ㎉로 단위 전환이 가능하다. 추가 측정이 필요할 땐 추가 버튼을 누르고 원하는 양을 주걱에 올리면 끝이다. 단 잡곡밥이 아닌 백미에 한해서 사용할 수 있다.
측정 범위는 열량 5~519㎉, 무게 3~300g이다. 시간은 3초가량 소요되며 4분간 사용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전원을 차단한다. 주걱 부분을 분리하도록 설계돼 세척도 원활하다. 손잡이 끝 부분에는 구멍이 뚫려 있어 벽에 걸어 보관해도 좋다. 국내 출시는 미정이다. 해외 직구로 구매할 수 있다.
이버즈 한줄평:밥순이, 밥돌이 시절이여 안녕.
4. 하코 비전
휴가를 일찍 다녀와 일상의 낙이 없거나 세월아 네월아 오지 않는 휴가 날짜를 기다리는 데 목이 빠질 것 같다면 주목하길 바란다. 당장 먼 곳으로 놀러 가진 못해도 옆 나라 일본을 눈앞에서 생생하게 느낄 방법이 있다. 3D 영화 이야기가 아니다. 그보다 생소한 프로젝션 맵핑 기법을 활용한 제품이다.
프로젝터 맵핑은 간단히 말해 영화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면 스크린 대신 입체 스크린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여기서 말하는 입체 스크린이란 건물 외벽이 될 수도 있고, 그 밖의 공간과 오브제가 될 수도 있다.
반다이 ‘하코 비전’은 손바닥 크기 프로젝션 맵핑 상자로 윗면은 열려 있다. 먼저 골판지 상자 안에 일부분이 돌출된 입체 건물 모형을 끼워 넣는다. 그 앞에 투명 아크릴판을 비스듬히 세운다. 상자 옆에 있는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찍어 영상을 재생한다. 스마트폰 화면이 아래쪽을 향하도록 상자 위에 올리면 모든 준비가 끝난다.
스마트폰은 프로젝터 역할을, 상자 속 모형은 스크린 역할을 한다. 대각선으로 세운 투명 아크릴판은 빛을 반사해 홀로그램 효과를 낸다. 휘황찬란한 빛이 퍼지며 환상적 공간이 눈앞에 실감나게 펼쳐진다.
종류가 도쿄국립박물관, 도쿄역에 한정된 점은 다소 아쉽지만 몇 분 동안이라도 실감나는 일본 여행을 다녀올 수 있다. 하코 비전은 해외 직구나 국내 오픈마켓에서 구매 가능하다.
이버즈 한줄평:실물보다 아름다운 상자 속 세상.
5. 셸프팩
여행 가방은 싸는 일도 푸는 일도 어렵다. 깔끔한 성격을 가진 이는 이동의 피로가 가시기도 전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옷과 물품을 정리한다. 정리를 미루면 일정에 쫓겨 블랙홀 같은 가방을 이리저리 휘저어 놓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셸프팩(ShelfPack)’만 있다면 이러한 걱정은 접어둬도 좋다. 외관은 일반 여행용 가방과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속에는 4단 옷 정리대가 들어 있다. 처음 짐을 챙길 때 잘만 정리해두면 여행 기간 내내 옷을 찾느라 골치 아플 일이 없다. 예컨대 정장, 일상복, 잠옷, 속옷 순으로 칸을 나눠 수납할 수 있다. 배치는 본인이 원하는 대로 얼마든지 변경 가능하다.
양쪽 지지대를 세운 뒤 중앙 수납장을 쭉 빼 고리를 거는 것만으로 설치는 순식간에 끝난다. 가방 아래 자리한 다리를 펴면 서 있는 상태에서도 편하게 이용할 만한 높이를 확보할 수 있다. 체크아웃 때에는 반대 순서로 접으면 끝난다. 수납장 외에도 여행용 가방 앞쪽에는 큼지막한 주머니 세 개가 있어 많은 양을 넣기에 무리가 없다.
셸프팩은 66×46×36㎝ 크기며 아래 다리를 제외하고 설치를 끝냈을 때 높이는 107㎝ 정도다. 무게는 7.71㎏가량이다. 현재까지 국내 출시는 미정이며 해외 직구를 이용해 구매 가능하다.
이버즈 한줄평:휴대형 옷장 품은 여행 가방.
6. 노마드 가방
옷차림과 외모에 신경 쓰는 이에게 셸프팩이 유용하다면 이 제품은 여름 휴가지에서도 일하는 일벌레에게 추천할만하다. 비비 랩 ‘노마드 가방’은 옷장이 아닌 책상을 포함한 제품이다.
바퀴에 있는 빨간색 잠금 버튼을 누른 뒤 가방 뒷면 하단에 위치한 또 다른 빨간 버튼을 눌러 책상 상판을 뺀다. 상판 아래에 있는 책상 다리와 고정 장치를 알맞게 설치하면 사용 준비가 끝난다. 제품에는 책상 의자도 함께 포함돼 있다.
가방을 열면 크고 작은 주머니가 많아 수납이 편리하다. 바퀴가 360도 회전하며 별도 잠금장치도 있어 여행 가방이라는 기본 기능에서 합격점을 줄 만하다.
공항에서 대기 시간에 사용하거나 캠프, 벼룩시장 등에서 활용할 법하다. 하지만 책상을 펼치는 순간 이목이 쏠릴 공산이 커 배짱 없이는 사용이 힘들어 보인다.
노마드 가방 크기는 44×29×69㎝며 책상 너비는 60㎝다. 상단은 23ℓ, 하단은 48ℓ 용량이 수납 가능하다. 색상은 파란색과 노란색 두 종류 중 선택할 수 있다. 국내 출시 전이며 해외 직구로 제품을 받아볼 수 있다.
이버즈 한줄평:책상 품은 여행 가방.
7. USB 넥쿨러
더위를 많이 타는 사람에게 여름은 곤욕스럽다. 탠코 ‘USB 넥쿨러’는 실내뿐만 아니라 냉방기 없는 실외에서 최대 효과를 낼 수 있는 제품이다.
넥쿨러는 클립으로 고정해 목에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함께 포함된 밴드에 부착해 이마나 팔다리에도 사용할 수 있다. 최저 온도는 15도이며 평균 22도를 유지한다.
본체에서 내뿜는 냉기가 혈관을 차갑게 하고 그 혈액이 몸 전체를 돌며 온도를 내리는 방식이다. 불편한 점은 무선사용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USB 단자로 전원 공급이 꾸준히 이뤄져야 한다. 실내에서는 데스크톱PC나 노트북PC에 연결해 사용하며 외출 시에는 휴대형 배터리와 케이블 선을 이용해야 한다. 기기를 착용한 뒷모습이 기이해 보이는 건 가장 큰 단점이다.
전자 냉각 소자를 이용해 냉각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특성상 장시간 연속 사용 시 기기 발열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되도록 두 시간을 넘지 않게 이용하는 것이 좋다. 구매는 해외 직구를 이용하면 가능하다.
이버즈 한줄평:창피함보다도 더위를 못 견디겠다면 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