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교육용 전자칠판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디스플레이 기술강국인 우리나라는 관련 시장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초기 시장형성 단계에서 주도권을 확보하지 못한데다 핵심 부품인 터치센서 기술 대면적 한계 등이 발목을 잡고 있다.
전자칠판은 사용자 터치를 인식해 입력할 수 있는 장치로 ‘스마트보드’나 ‘IWB(Interactive whiteboard)’로 불린다. 2010년 초반 국내를 포함해 세계 각국이 정부 주도로 스마트교육에 열을 올리면서 관련 핵심 인프라인 전자칠판과 디지털교과서용 단말기 등이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전자칠판 세계 시장규모는 2012년 13억달러에서 연 평균 6.1% 성장해 2018년 18억5000만 달러로 전망된다.
국내 업체도 3~4년 새 우후죽순 생겨났다. 하지만 대부분이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지 못하고 일부 기술경쟁력이 있는 업체만이 살아남았다.
기술적으로는 대면적 터치스크린 기술이 발목을 잡았다. 교육용 디스플레이는 상대적으로 다른 상업용 디스플레이에 비해 화면 크기가 크고 성능이 뛰어난 터치센서를 적용한다. 하지만 국내 터치센서 업체가 안정적인 대면적 터치센서 기술을 확보하기 전에 중국과 대만 업체가 관련 시장을 장악하면서 시장 주도권을 뺏겼다.
현재 글로벌 교육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선 스마트테크놀로지와 프로메시안이 독식하고 있다. 국내는 아하정보통신, 컴박스테크놀러지 등 중소 업체가 시장에 진출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뒤늦게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세계 시장 점유율은 한 자릿수에 머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술력 문제보다는 국내 업체가 세계 교육 시장에서 브랜드 파워가 약해 세 확장이 쉽지 않다”며 “최근에는 중국 업체까지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시장에 진입하면서 국내 업계가 설 자리는 더욱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석준형 한양대 교수는 “교육용·디지털사이니지와 같은 특수 디스플레이 시장은 침체된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며 “초고화질(UHD) 전자칠판에 대한 수요도 생겨나기 시작하는 만큼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기회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