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까지 20억달러 규모의 시중은행 해외 SOC펀드가 조성된다. 금융회사의 해외사업 확대 걸림돌로 작용했던 다양한 규제도 완화된다.
금융위원회는 16일 제7차 금융개혁회의에서 금융회사의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해외사업 활성화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그동안 금융사의 해외진출 노력이 이어져 왔으나 글로벌 금융회사에 비해 여전히 국제화 수준이 낮고 이익창출도 미약하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실제 작년 말 국내 은행의 해외점포 자산비중은 국민은행 1.7%, 우리은행 5.3%, 외환은행 14.2%로 JP모건(29.1%), 미즈호(44%) 등 해외 금융기관에 크게 못 미쳤다. 또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출범과 유럽계 은행의 부채조정(디레버리징)으로 틈새시장 공략기회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작용했다.
금융당국은 먼저 현지 규제로 인한 애로 해소 등을 위해 체계적 금융세일즈 외교 추진과 현지 금융당국과의 공식협의채널을 마련키로 했다. 특히 베트남, 미얀마, 중국, 인도 등 주요 진출국과의 협의채널 구축에 주력할 방침이다.
내달 시중은행이 공동으로 대출하고 무역보험공사가 보증하는 20억달러 규모 해외 SOC펀드를 조성키로 했다. 국민·우리·신한·외환·농협은행 등이 참여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시중은행의 해외 SOC금융 경험과 평판을 쌓고 향후 AIIB 등이 추진하는 해외 SOC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갈 방침이다.
다양한 규제개선도 추진한다.
현지 인허가시 필요한 국내 제재기록·회신을 10영업일 내로 단축하고 보험사의 현지 시장조사법인 설립도 신고제로 바꾸기로 했다. 해외법인 영업초기 기반구축을 위해 지주사의 자회사 자금지원 방식에 보증도 포함시키기로 했다.
이외에도 금융지주그룹의 회사형 공모펀드 최소지분율 규제를 면제하고 보험사의 해외 SOC금융 지급여력비율 산출기준 등 관련 규제도 개선키로 했다. 금융회사의 글로벌 역량 강화를 위해 금융사 현지화 평가 공표도 개별 통보로 전환해 개별은행의 부담을 줄여주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해외사업 확대의 걸림돌이 되는 규제는 개선 시한을 정해 연내 완료하고 해외 SOC 공동대출펀드 조성도 신속히 마무리할 방침이다.
민상기 금융개혁회의 의장은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려면 금융회사가 해외 진출 확대 노력을 해야 한다”며 “내년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출범을 계기로 해외 SOC 금융시장을 노려야 한다”고 말했다.
진웅섭 금융감독원장도 “해외진출 관련 규제와 감독 관행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감독당국 간 금융외교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며 “금융회사는 장기 경영전략 차원에서 해외진출 계획을 수립하고 현지화로 글로벌 금융회사로서 면모를 갖춰 달라”고 당부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