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집 밖 공공장소에서 전기차를 충전할 때는 전기요금이 포함된 서비스 이용요금을 내야 한다. 우리나라 첫 전기차 충전 유료사업자 한전SPC가 출범하고, 전국에 가장 많은 충전기를 보유한 환경부와 최초 민간사업자 포스코ICT도 하반기 중 유료 서비스로 전환하기 때문이다. 유료화 요금은 일반 내연기관차 주유비 30% 수준이 될 전망이다.
한국전력은 오는 23일 제주도 제주라이온스클럽에서 전기차 유료 충전사업공동체 ‘한전SPC’를 출범한다고 16일 밝혔다. 한전을 비롯해 현대·기아차, KT, KDB자산운용, 비긴스, 제주스마트그리드협동조합이 참여한다. 총 200억원을 투입해 2017년까지 제주를 축으로 전국에 3660기 완·급속충전기를 구축한다. 총 사업비 중 100억원은 참여기업이 분담하고, 나머지 100억원은 KDB자산운용을 통한 대출 또는 우선주 투자 방식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충전 이용 요금은 완속충전기(출력량 7.7㎾)를 이용할 때 ㎾h당 200원선, 급속충전기(출력량 50㎾)는 ㎾h당 500원선에서 책정될 것이 유력하다. 내연기관 차량 주유비와 비교하면 전기차 충전요금은 30% 수준이다. 일반 준중형차는 리터 당 13㎞ 거리를 달리는 반면에 전기차는 1㎾h 당 약 5㎞를 주행한다. 같은 거리(13㎞)를 주행할 때 일반 내연기관차는 1600원이, 전기차는 500원이면 충분하다. 일평균 40㎞를 달리는 일반차는 5000원이 들지만, 전기차는 완속충전 시 1800원이면 된다. 급속충전을 이용할 때는 일반차 유류비의 80% 가량인 4000원이 든다. 개인이 소유한 가정용 충전기(7.7㎾)로 충전하면 단 300원이면 일평균 40㎞를 운행할 수 있다.
전기차용 충전기 전기요금은 ㎾h 당 100원 수준이지만, 충전설비비에 충전인프라 부지와 운영인력 등 고정비와 최소 수익이 포함됐다. 급속충전기는 전기요금 이외 계약전력(50㎾)에 따른 매달 기본요금 12만9000원에 별도 비용을 들여 수전설비까지 갖춰야 한다.
한전SPC 사업성 분석 결과, 손익분기점(BEP) 도달에 8.6년이 걸리고 내부수익률(IRR)은 7.21%로 나타났다. 사실상 최소 운영비용만을 적용한 요금이라는 해석이다.
한전SPC는 환경부가 이르면 다음 달 충전요금을 발표할 계획이이서 8월말 요금을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이용자 혼란을 줄이기 위해 정부와 비슷한 수준에서 시장가격을 책정한다는 취지에서다. 이후 포스코ICT도 유료로 전환한다. 환경부는 전국에 300여기 급속충전기를, 포스코ICT도 전국 대형 할인점 등에 약 120여기 완속충전기를 깔아 무료 서비스 중이다.
한전 관계자는 “일반 기업의 신사업에 따른 투자 회수기간은 보통 3~4년으로 하지만, SPC는 공기업이 포함됨에 따라 사업성과 공익성 모두를 고려해 가격을 책정할 것”이라며 “효율적인 충전 이용을 위해 ㎾당 요금뿐 아니라 시간당 과금하는 방법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충전을 빌미로 주차장을 점유하는 전기차 이용자를 줄이고,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한전 SPC는 올해 말까지 제주에 완·급속 충전기를 각 40기씩 구축한다. 우선 렌터카와 전기택시 고객을 타깃으로 하면서 충전소 위치 및 이용 정보를 제공하는 등 회원제로 운영할 계획이다. 한전SPC 초대 대표는 한전 처장(1을)중 한명이 선임될 예정이다.
【표】전기차 충전서비스 유료화 사업 SPC 출자 현황(단위 : 억원)
자료:한전SPC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