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삼성물산 임시 주주총회에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제안한 제2호 의안이 찬성률 45.93%에 그쳐 부결됐다. 3호도 마찬가지였다.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다룬 제1호 의안 통과로 사실상 효력을 상실했지만 엘리엇의 공격을 무력화했다는 평가다.
제2안 ‘이익배당 방법에 현물배당 추가’는 배당금을 현금뿐만 아니라 회사 자산으로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삼성물산이 12조원 가량의 삼성그룹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 지분 4.06%가 엘리엇의 목표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통과될 경우 삼성전자 지배구조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 삼성그룹과 국내 경제계 모두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이어서 20여분 뒤 논의된 제3안은 이사회 결의뿐 아니라 주주총회 결의로도 회사가 중간배당을 하도록 결의할 수 있는 근거를 정관에 두도록 개정, 중간배당을 현물로도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안건이 부결됐을 아니라 제일모직·삼성물산 간 합병이 성사되면서 두 안건은 자연스레 휴지조각이 됐다. 통합 삼성물산의 존속법인이 현 제일모직으로 이날 주주총회를 개최한 현 삼성물산은 합병과 함께 소멸되기 때문이다. 통합 법인의 정관을 현 제일모직 것으로 가져가게 되면서 만일 2·3안이 통과됐더라도 1개월짜리 시한부에 그치게 된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