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승인으로 한고비를 넘긴 삼성이 다음으로 삼성전자를 인적 분할해 지주부문을 설립하고 다시 통합 삼성물산과 합병을 추진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20일 하이투자증권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합병이후 시나리오 점검을 통해 삼성 그룹의 본격적인 지배구조 개편 방향을 점검했다.
시나리오는 삼성전자가 인적 분할을 통해 지주부문 법인을 설립하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친 통합법인과 다시 합병하는 것이 핵심이다.
삼성전자 인적분할 이후 통합 삼성물산과 삼성전자 지주부문이 합병하면 삼성전자 사업회사 지분을 비롯한 그룹 대부분의 회사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통합 삼성물산은 그룹의 지주회사로서 브랜드 로열티뿐 아니라 배당수익 증가의 최대 수혜가 예상된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통합 삼성물산은 그룹의 지주회사로서 삼성전자 등 자회사 지분을 확보해 지배력을 안정적으로 끌고 가는데 중점을 두면서 삼성전자를 위한 30년간 미래먹거리를 위한 신성장동력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통합 삼성물산의 다음 수순은 삼성전자 지분을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나 삼성전자 시가총액이 커 삼성전자 지분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향후 나타날 시나리오는 삼성전자의 인적 분할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이투자증권은 향후 삼성SDS가 삼성전자와 합병하기보다 삼성전자 지주부문 또는 통합 삼성물산과 합병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삼성SDS가 삼성전자와 합병하면 통합 삼성물산과 이재용 부회장 등의 삼성전자 보유 지분은 늘어나지만, 증가 수준은 미미한 데 반해 사업적인 측면에선 매출 수준을 고려할 때 전자의 기타부문으로 포함돼 성장성이 두드러질 수 없기 때문이다. 통합 삼성물산이 삼성SDS와 합병하면 자회사들과 수직계열화를 이루면서 지주회사로서의 성장성이 돋보일 수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가능성 측면에서 삼성물산과 삼성전자 지주부문 합병은 유력하며, 삼성SDS와의 관계는 합병 또는 지분보유가 모두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향후 삼성SDS는 그룹의 신성장동력인 소프트웨어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바이오부문의 사업강화도 예상했다. 통합 삼성물산이 삼성전자 지주부문과 합치게 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보유 지분이 97.5%에 이르게 되며 삼성물산의 바이오부문은 나스닥 상장 등을 통해 그룹 차세대 먹거리로 부상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