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스마트공장 확산에 두 팔 걷고 나섰다. 지난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전진대회에서는 여러 대기업 역시 주도적 참여와 중소기업 지원 의지를 표했다. 단순히 장밋빛 전망만 가득한 것은 아니다. 과거 전사자원관리(ERP) 보급 등 유사사업 실패 사례도 있었고 정책적 연속성 등에 대한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정보통신 미래모임 패널토의에서는 스마트공장 추진 전략과 정책이 실질적으로 현장에 안착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부분과 개선점에 대해 열띤 논의를 벌였다.
제조업은 쉽게 바뀌기 보다는 끈기와 인내를 바탕으로 성장하는 성향이 있다. 스마트공장이 일시적 유행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정권이 바뀌거나 시간이 흘러도 처음 기조를 유지해야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 왕지남 아주대 교수가 정책적 지속성과 연속성을 강조한 이유다. 왕 교수는 “과거 ERP 보급 사업이나 정보화 사업 등이 사실 객관적으로 실패했다고 볼 수 있는데 그 보다 더 어려운 것이 스마트공장 사업”이라며 “어린아이가 성장하며 여러 가지 지식을 배우고 지능을 갖춰나가는 것처럼 각 기업에 맞게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플랫폼이 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독일에 너무 의존하지 않고 우리에 맞는 스마트공장을 만들어 가야한다는 의견이다.
스마트공장 추진 정책을 받아들이는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실질적으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가장 중요하다. 투자 효율이 나오는가, 어떤 득이 있는가, 사업에 도움이 되나 등 변화를 받아들일 동기가 분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원환 인지에이엠티 대표는 “기업마다 투자 여력이나 지향하는 바가 굉장히 다르기 때문에 업종별, 상황별로 잘 접근해야 한다”며 “지난해 스마트공장 사업 참여하며 생산성과 품질 개선은 물론이고 관리 체계 차원에서도 글로벌 고객사와 비즈니스에 상당히 중요하게 작용했다”고 밝혔다.
조용주 한국생산성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단계 구분을 보다 정밀하게 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5단계 정도로 수준을 나누고 영역도 5분야로 나눠 최소한 3차원 매트릭스는 형성해 정밀한 진단이 나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외에도 정책 추진 과정에서 산업부-미래부 간 역할 구분 필요성과 하나의 좋은 모델을 만들어 수평적으로 전 산업에 적용하는 방안 등을 건의했다.
질의응답 시간에도 다양한 의견과 지적이 쏟아졌다. 송문숙 이지넷소프트 대표는 “제조업이 굉장히 다양한 인력구성과 업태로 이뤄져 있는데 인증모델 프레임 워크 마련은 현장과 거리가 있어 보인다”며 “각 제조업 종사자가 어디가 가장 가려운지를 봐줬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김영환 카이스트 교수와 하원규 ETRI 박사는 미국, 독일 등 모델을 일방적으로 추종하는 것보단 우리 생산구조와 환경에 맞춘 한국적 모델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맞춤형으로 적용된 각 솔루션 버전관리와 유지보수 문제, 클라우드·가상화 분야 연계 가능성, 정보보안 대책 마련 여부 등에 대한 의견도 제기됐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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