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카는 국내 1위 업체로 올라섰지만 벤처 DNA가 강하다.
경쟁사인 그린카 역시 벤처로 출발했지만 KT렌탈(현 롯데렌탈) 품에 안기면서 사실상 그룹 내 자회사로 운용되고 있다. 반면에 쏘카는 출범 후 지금까지 ‘독립 벤처’ 외길을 고집하고 있다. 벤처 특유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2030세대에 최적화된 사용자경험(UX), 무한한 확장성이 강점이다.
쏘카는 한마디로 ‘작고 매운 기업’이다. 차량 관리와 콜센터 업무를 외주에 맡기는 그린카와 달리 모든 업무를 자체적으로 처리한다. 창업 초기 직원이 교대로 24시간 콜센터 업무를 보면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차와 고객을 직접 챙겼다. 회사 내부에서는 “콜센터 업무를 해봐야 진짜 쏘카인”이라는 말도 돈다. 그만큼 독립 벤처로서 자부심이 대단하다.
대기업을 등에 업은 그린카보다 자금과 차량 조달 속도는 느릴 수밖에 없다. 그 대신 사용자와 ‘스킨십’은 대단하다. 스마트폰과 모바일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는 편의 기능은 쏘카가 훨씬 다양하다.
쏘카 사용자는 차 문을 여닫을 때마다 앱을 실행할 필요가 없다. 업계 최초로 스마트키 위젯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공유 차량은 렌터카와 달리 사용자에게 자동차 키를 주지 않는다. 스마트폰 앱이나 전용 카드로 문을 여닫는다. 앱을 사용하면 차문 개폐 외에도 경적 울리기, 비상등 켜기 등 다양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이 중 자주 사용하는 네 가지 기능은 위젯으로 빼냈다. 앱을 실행할 필요 없이 홈 화면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다.
같은 기능은 스마트워치에서도 사용 가능하다. 역시 업계 최초다. 애플워치용 앱에서는 위젯 기능 외에도 지도와 연동한 차고지 안내, 반납 시각 안내 기능을 지원한다. 주요 기능은 음성명령으로 실행하도록 해 웨어러블 기기에 특화했다. 스마트폰 앱을 실행시키지 않는 차원을 넘어 아예 주머니에서 꺼낼 필요가 없게 만들었다.
UX뿐만 아니라 서비스 범위도 확장 중이다. 모바일 앱 기반에서 카풀을 주선하는 ‘쏘카풀’을 지난 5월 론칭했다. 자가용뿐만 아니라 쏘카에서 빌린 공유 차량을 한 번 더 공유할 수 있는 신개념 서비스다. 카셰어링 틀을 깨고 콜택시 서비스도 도입했다. 당장 공유 차량이 없거나 급하게 이동수단이 필요하면 앱 내에서 카카오택시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차량 대여보다 ‘공유경제 가치 확산’에 초점을 맞춘 서비스 운용이다.
자금도 외부에서 조달한다. 지금까지 가장 큰 규모 투자는 미국 베인캐피털이 투입한 180억원이다. 세계적으로 약 80조원 자산을 운용하는 베인캐피털은 우리나라 카셰어링 시장 성장세와 쏘카 잠재력을 높이 샀다. 쏘카는 국내에서도 이달 초부터 크라우드펀딩을 활용해 약 13억원 자금 조달을 시도 중이다. 투자금 대부분을 차량 구매에 사용한다. 사업 확장으로 기업 가치를 높이고 이를 외부 자금 조달 창구로 활용하는 벤처식 경영이다.
유통 매장과 제휴한 차고지 확보 역시 공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쏘카 관계자는 “그린카와 롯데그룹 유통점 시너지는 분명히 기대할 만한 요소”라면서도 “쏘카는 특정 그룹과 상관없이 모든 유통 업계를 대상으로 제휴를 맺을 수 있어 오히려 유리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