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카가 정보기술(IT) 기반 카셰어링에 가깝다면, 그린카는 차량 기반 카셰어링 성격이 강하다. 국내 최대 렌터카 업체 롯데렌탈과 차량을 공유한다. 그만큼 빠른 신차 투입이 강점이다.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차량도 훨씬 다양하다.
최근 롯데그룹에 편입되면서 유통·생활 서비스 분야 시너지가 기대된다. 카셰어링 서비스 자체가 높은 확장성을 특징으로 하지만 그린카는 그룹 내 계열사와 협업을 진행하는 만큼 ‘속도전’에서 앞설 수 있다는 평가다.
빠른 신차 투입 능력이 극대화된 대표적 사례는 현대자동차와 함께 진행한 ‘올 뉴 투싼 시승 이벤트’다. 올 뉴 투싼은 3월 17일 출시됐고 그린카 시승 이벤트는 4월 13일 시작됐다. 신차 출시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시승 이벤트가 시작된 셈이다.
반응도 뜨거웠다. 행사 기간 한 달 동안 총 3854명이 시승 차량을 이용했다. 하루 평균 차량 한 대당 대여 건수는 3.5건, 차량 가동 시간은 17시간을 넘어섰다. 총 주행 거리는 23만5176㎞에 달한다. 일과 시간을 넘어 심야 시간까지 시승 예약이 밀려 전체 예약 중 25%가 오후 10시~오전 6시 심야 시간대에 이뤄졌다. 신차 인기와 카셰어링 편의성이 만난 결과다.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간편하게 스마트폰으로 예약해 차를 몰아볼 수 있다. 완성차 회사가 실시하는 시승 이벤트는 영업점 주변을 주행하는 형태로 고객 접근성 측면에서 제한이 있었다. 그린카는 신차 시승 이벤트를 하나의 사업 모델로 삼고 다른 차종 대상 시승 행사도 추진 중이다.
카셰어링을 가장 간편하게 신차를 만나볼 수 있는 ‘플랫폼’으로 만든다는 전략이다. 신차로 고객을 유인하는 모객 효과도 있다. 카셰어링을 몰랐던 고객이 시승 서비스를 이용하고 차가 필요할 때 다시 그린카를 찾는 선순환 구조다.
요즘 국산차 시장에서 가장 ‘핫한’ 모델인 쌍용자동차 티볼리도 제일 먼저 도입했다. 티볼리는 지난 10일부터 서울·인천과 경기 지역 26개 차고지에 우선 투입했다. 신차 투입 기념으로 대여 요금을 최대 66% 할인해 30분당 2520원에 차량을 제공한다.
그린카는 국내 카셰어링 업체 중 가장 다양한 차종을 보유했다. 국산차 45종, 수입차 11종, 총 56종 차량을 카셰어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쏘카가 보유한 18종보다 세 배 이상 다양한 차종이다. 쏘카는 카셰어링을 위해 자체적으로 차량을 구입해야 하지만 그린카는 모기업인 롯데렌터카 차를 가져다 쓰면 된다. 빠르고 다양한 차종 투입에 강점이 있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회원과 차고지만 확보되면 차량 투입에는 큰 문제가 없다. 우선 롯데그룹과 시너지로 회원과 차고지부터 확보한다. 롯데하이마트와 제휴를 맺고 서울과 수도권 20여곳에 차고지를 확보했다. 롯데마트와 제휴도 추진 중이어서 유통점 내 차고지 확보는 더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유통점 내 차고지는 고객 접근성이 뛰어나 두 회사 모두 제휴에 적극적이다. 유통점과 제휴 외에도 홈쇼핑, 관광 등 다른 그룹 사업과 연계도 추진한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