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증권 예탁잔량이 200억달러를 돌파했다. 2013년 1월 100억달러를 돌파한지 2년 반만이다. 지난해 148억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반년 만에 50억달러 이상이 급증했다.
국내 금융시장의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갈 곳 잃은 돈이 해외로 눈을 돌려 선진국과 이머징마켓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는 증거다. 외환증권은 외국 통화로 표시된 증권 또는 외국에서 지급받을 수 있는 증권이다.
한국예탁결제원은 국내거주자의 해외투자에 따른 외화증권 예탁잔량이 6월 말 기준 203억6000만달러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2011년 말 76억달러이던 것이 3년 6개월 만에 167.5% 증가했다.
예탁원은 외화주식 투자 증가와 주요 시장의 지수 상승 및 유로채를 중심으로 외화채권 투자 등이 증가함에 따라 외화주식과 외화채권의 예탁잔량이 증가한 것으로 예상했다.
상반기 기준 203억6000만달러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4% 증가한 수치다. 외화증권 가운데 외화주식 예탁잔량은 54억1000만달러, 외화채권은 149억50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22.1%, 62.5% 늘어났다.
지역별로는 유로채가 135억3000만달러로 59.4%, 미국시장은 25억2000만달러로 42.7%, 기타 이머징마켓은 10억9000만달러로 123.4% 증가한 반면에 일본시장은 12억1000만달러로 7.0% 감소했다.
상반기 외화증권 결제금액은 335억8000만달러로 지난해 상반기 결제금액 149억달러 대비 125.4% 늘어났다. 외화증권 결제금액 중 외화주식은 74억2000만달러로 107.1% 증가했으며, 외화채권은 261억6000만달러로 131.2% 많아졌다.
주요 시장별로는 미국시장의 예탁잔량이 25억2000만달러로 지난해 말 대비 18.9%, 지난해 상반기 대비 42.7% 증가했다. 상반기 결제금액 총액은 48억3000만달러로 외화주식 거래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상반기 결제금액 32억1000만달러 대비 50.6% 상승했다. 전체 외화주식 결제금액의 53.2%를 차지하는 미국시장의 외화주식 결제금액은 39억5000만달러다.
유로채시장 상반기 기준 예탁잔량은 135억3000만달러로 전체 예탁잔량의 66.4%를 차지한다. 상반기 결제금액은 251억8000만달러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37.2% 급증했다. 유로채는 매수 비중이 매도에 비해 크게 나타났다.
예탁원 관계자는 “국내 저금리 영향으로 선진국과 이머징 마켓을 향한 투자자의 행동이 시작된 증거”라며 “특히 외화주식 투자가 늘고 주요국 증시의 지수 상승과 유로채를 중심으로 한 외화채권 투자 증가 등으로 외화주식과 채권의 예탁 잔량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외화증권 예탁잔량 (단위 : 억달러)
외화증권 예탁규모 지역별 비중
이성민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