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TV가 미국 고급 자동차 튜닝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자동차 럭셔리 튜닝 전문업체가 잇따라 채택하며 명품 반열에 올랐다. 기존 20인치 미만 소형 TV가 자동차에 쓰인 것과 달리 46인치 제품을 납품, 대형 TV의 새로운 기업 간 거래(B2B) 시장을 열었다는 평가다. TV B2B시장이 호텔 숙박업소를 넘어 차량용까지 확대하는 것이어서 관심이 모아진다.
미국 자동차 튜닝 전문업체 ‘렉사니 모터카스’는 최근 도요타 랜드크루저 럭셔리 튜닝 모델을 공개했다. 실내를 고급 자재로 개조한 튜닝 모델은 좌석을 이탈리아산 가죽으로 마감해 침대 대용으로도 쓸 수 있다. 바닥에는 맞춤형 봉제 카펫을 깔았다. 태블릿PC 아이패드를 이용해 터치로 실내 환경을 조절할 수도 있다.
눈에 띄는 건 정면의 46인치 LED TV다. 삼성전자 스마트TV를 기본으로 블루레이·DVD플레이어와 함께 차내를 전용 영화관처럼 꾸몄다. 플레이어 역시 삼성전자 제품이다. 추가 비용을 내면 전용 위성 시스템도 마련할 수 있다. 스마트TV에 개인정보 보호 기능을 갖춰 사생활 보안도 감안했다.
삼성 TV는 도요타뿐만 아니라 메르세데스 벤츠, 링컨, 캐딜락, GMC 등 렉사니 모터카스가 취급하는 다른 고급차종에도 적용됐다.
지난해 10월에는 벤츠 스프린트에 65인치 4K UHD TV를 적용한 ‘다이아몬드 플러스’ 패키지를 선보였고 이보다 한 단계 낮은 ‘다이아몬드’ 패키지에는 46인치뿐만 아니라 40인치 TV도 한 대 더 달아준다. 렉사니는 “집에서 거실에 놓고 보는 기분을 즐길 수 있다”고 대형 TV 도입 배경을 소개했다. 소비자가 원할 경우에는 삼성전자 대신 LG전자, 소니 등 타사 제품도 설치해준다.
이처럼 ‘집 밖’은 성장한계에 직면한 TV 업계 새 활로가 될 전망이다. 한 TV 제조사 고위 관계자는 “상반기 TV 시장 부진은 경기불황 때문도 있지만 더 이상 가정에서 신제품이라는 이유로 TV를 구입하는 시대가 지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지난해 988억달러(약 113조원) 규모였던 TV 시장 중 업소용 커머셜 TV와 호텔 TV 등 B2B향 제품은 53억달러(약 6조원)를 기록했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