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이 말리부 후속 차종인 엡실론(E2SC)을 부평 2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회사는 국내 생산을 결정한 뒤에도 생산 공장을 확정하지 못해 노동조합과 갈등을 빚었다. 이번 결정으로 공장 축소설에도 다소 숨통이 트였다. 알페온 단종과 임팔라 수입 판매 갈등은 불씨를 남겼다.

한국지엠은 최근 노동조합과 교섭에서 엡실론의 부평 2공장 생산을 사측 제시안으로 내놨다고 21일 밝혔다. 생산라인 투입 시기는 내년 2분기로 제시했다. 이는 노조도 꾸준히 요구했던 사안이어서 그대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높다.
엡실론은 말리부 후속 차종으로, 국내 생산 판매가 예정됐지만 그 동안 생산 공장을 결정짓지 못했다. 회사는 부평 1공장 생산을 추진했지만 공장 축소설이 불거지며 노조 반대에 부딪혔다. 현재 말리부는 부평 2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다. 생산 비중이 높은 중형 세단 생산 중단은 1·2 공장 통·폐합 수순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회사 측의 이번 제안으로 공장 축소설에도 다소나마 숨통이 트이게 됐다. 하반기 말리부 디젤 단종에 따른 생산 공백은 불가피하지만 내년 2분기면 신차가 투입된다. 제조 라인 공사에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큰 무리 없이 생산 승계가 이뤄지는 셈이다.
반면 대형 세단 생산을 둘러싼 갈등은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지엠은 올해 3분기 알페온을 단종하고 쉐보레 임팔라로 이 차급을 대체한다. 국내 생산했던 알페온과 달리 임팔라는 해외에서 수입해 들여오기로 했다. 알페온 역시 2공장 생산 차종이어서 생산 축소는 불가피하다. 차체 크기가 더 크고 관세가 붙는 만큼 차값도 오를 전망이다.
국내 생산 여부를 둘러싸고 노사 의견이 엇갈렸지만 세르지오 호샤 한국지엠 사장이 직접 나서 수입 판매 방침을 확인했다.
호샤 사장은 이 달 초 더 넥스트 스파크 출시 행사에 참석해 “임팔라 출시 계획은 이미 발표한 바 있고, 수입차 시장이 전년 대비 25% 성장했다”며 “수입차 시장 경쟁에 뛰어들어 가능한 제품과 시도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지엠은 임팔라 도입으로 경차에서 대형차, 스포츠카에 이르는 ‘쉐보레 풀 제품군’을 갖추게 됐다. 알페온은 한국지엠 판매 차종이지만 쉐보레 브랜드가 아닌 뷰익 브랜드 모델이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말리부 후속 차종의 2공장 생산은 그 동안 고려했던 사안이지만 이번 임협에서 노조에 공식 제안했다”며 “휴가 기간 전 타결을 목표로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