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8세대급 액정표시장치(LCD) 총생산량에서 내년 우리나라를 추월한다. 애초 2~3년은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중국 정부의 전 방위 지원으로 추격 속도가 빨라졌다.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 성장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IHS테크놀로지는 2016년께 중국이 8세대 이상 디스플레이 생산 점유율 43%를 기록해 1위 생산국인 우리나라를 제칠 것으로 21일 전망했다. LCD 패널은 현재 8세대 생산라인이 최대 크기로, 생산성 측면에서 가장 효율적이다.
2년 전 중국의 8세대급 대형 LCD 패널 생산점유율은 10%대에 불과했다. 2013년 대만을 제치고 세계 3위 생산국에 올랐고 지난해 일본도 큰 격차로 제쳤다. 올해 역시 점유율 37%를 기록하며 우리나라와 격차를 4%포인트로 좁힐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는 중국이 점유율을 역전, 우리나라를 7%포인트 앞설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점유율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2013년 56%에 달했지만 올해 처음으로 30%대에 진입하며 큰 폭으로 하락했다. 중국이 가전과 통신산업 생산공장을 자처하면서 ‘묻지마 투자’로 LCD 생산량을 급격히 늘렸기 때문이다.
BOE가 10.5세대, 8세대 공장을 본격 가동할 시점인 2018년이 되면 점유율 차이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CEC판다도 지난 3월 8.5세대 공장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HCK도 8세대 TFT LCD 공장 설립에 20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그동안 디스플레이 제조업체에서 오픈셀을 공급받아 백라이트와 모듈 등을 자체 조립해 세트업체에 공급했다. HCK는 올 2분기 공장 착공에 들어갔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는 당장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한 LCD 분야에서 중국의 추월을 따돌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양적인 확장보다는 질적인 성장에 집중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하지만 업계가 내세우고 있는 ‘최후의 카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분야도 중국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정윤성 IHS 상무는 “중국 정부가 LCD에 이어 OLED 산업으로 투자 방향을 옮기면서 20여개 OLED 관련 투자 프로젝트가 거론되고 있다”며 “OLED 산업도 LCD와 동일한 수순을 밝게 될 것으로 예상돼 기술 차별화와 선제적 투자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국가별 8세대 이상 TFT 생산능력 점유율 전망(면적 기준)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