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화장품 강자’ 옛 명성 어디로?

K-뷰티 화장품 '황금기' 불구 영업손실 경영난 악순환

출처 : 참존.
출처 : 참존.

[코스인코리아닷컴 장미란 기자] 한류에 뒤이은 K-뷰티 열풍으로 화장품 시장이 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시장의 흐름을 따라잡지 못한 일부 업체들은 과거의 영광만을 되새기며 긴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청개구리 화장품’ 광고로 유명한 참존과 한국화장품, 코리아나화장품 등은 1990년대 화장품 시장을 주름 잡았으나 최근에는 맥을 못추고 있다.



참존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적자 전환해 영업손실 51억원, 당기순손실 9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013년 724억원에서 지난해 645억원으로 줄었다.

참존의 경영난은 무리한 사업 추진에 따른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특히 면세점 사업 실패가 악재로 작용했다. 참존은 올해 2월 ‘5년간 2032억원’이라는 높은 임차료를 제시하며 인천국제공항 신규 면세점 사업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최종 사업계약을 위해 필요한 6개월치 임차보증금 277억원을 내지 못해 사업을 포기해야 했다. 102억원의 입찰 보증금도 돌려받지 못했다.

참존은 인천공항공사를 상대로 100억원의 입찰보증금 반환 소송을 제기하고 자산을 매각하는 등 회사 살리기에 나섰다.

최근 서울 청담동 106-16번지 회사 건물을 SM엔터테인먼트에 230억원을 받고 매각했으며, 서울 청담동 100-6번지 지상 5층 건물도 후크엔터테인먼트에 150억원에 팔았다.

하지만 자산 매각 대금 대부분이 건물을 담보로 빌린 돈을 갚는데 사용돼 경영 상황을 개선하는 데는 큰 효과를 주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SM엔터테인먼트에 매각한 청담동 사옥은 260억원의 근저당이 설정돼 있었으며, 후크엔터테인먼트에 매각한 청담동 건물 역시 139억원의 근저당이 잡혀 있던 상황이다.

서울 대치동 1008-3번지에 있는 본사 사옥에도 300억원 가량의 근저당이 설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참존의 계열사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김광석 회장의 아들 김한균 부회장이 이끄는 자동차 사업 가운데 아우디 공식딜러인 참존모터스는 지난해 4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자본잠식에 빠졌다. 여기에 퇴직 직원들에 대한 퇴직금 지급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소송 위기에 처했다.

참존 관계자는 “입찰보증금 반환 소송은 현재 진행 중”이라며 “올해에는 방문판매와 온라인 쪽을 주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참존 외에도 ‘더샘’으로 브랜드숍 시장에 뛰어든 한국화장품과 ‘꽃을 든 남자’, ‘다나한’ 등의 브랜드로 알려진 소망화장품, 코리아나화장품 등도 최근 몇 년간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과거 화장품 전문점과 방문판매를 주요 유통채널로 성장해 온 화장품 시장이 원브랜드샵 위주로 급격히 재편되고, 다시 대기업들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변화의 흐름을 따라잡지 못한 기업들은 뒤처지게 됐다”며 “화장품 산업의 황금기를 누리려는 기존 업체와 기회를 얻으려는 타 업계의 화장품 시장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어 생존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인코리아닷컴 장미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