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휴가 시즌이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늦어진 방학 탓에 아빠들 휴가 일정 잡기가 만만치 않다. 마땅한 휴가지를 찾지 못했다면 공항철도를 이용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서울역~인천공항역을 운행하는 공항철도에서 메르스 사태로 침체된 관광경기를 살리기 위한 ‘국내서 휴가 보내기’ 일환으로 노선주변 섬과 해변을 올여름 피서지로 제안한다. 해외여행을 가지 않으면 이용하기 힘든 공항철도를 이용할 수 있어 아이에게 또 다른 재미를 안겨줄 수도 있다.
공항철도 노선에 있는 서해바다는 해수욕과 갯벌체험이 동시에 가능하다. 썰물 때 드러나는 드넓은 갯벌은 생태학습장으로도 제격이다.
무의도는 TV 드라마와 영화 배경장소로 이름을 알렸다. 하나개해변과 실미해변이다.
하나개해변은 1㎞에 달하는 백사장이 일품이다. 드라마 ‘천국의 계단’과 ‘칼잡이 오수정’ 등에 나온 촬영 세트장도 구경할 수 있다. 해변을 한눈에 내려다보며 활강을 즐기는 ‘씨 스카이월드’도 빼놓을 수 없다.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이틀 동안에는 섬축제도 펼쳐진다.
실미해변은 영화 실미도 촬영지 바로 앞이다. 썰물 때 ‘신비의 바닷길’이 드러나 실제 촬영 현장까지 걸어서 오갈 수 있다. 실미도에는 당시 훈련받던 북파공작원이 식수로 사용했던 우물이 남아 있다. 작은 해변 한쪽에 특이하게 생긴 바위도 볼 만하다.
소무의도는 본섬인 무의도와 414m 길이의 다리로 연결된 ‘섬 속의 섬’이다. 아담하고 깨끗한 몽여해변과 명사의 해변이 자랑이다. 2.48㎞에 달하는 해안 둘레길인 ‘무의바다누리길’이 인기다. 몽여해변은 주변에 기암이 많아 동해와 비슷한 느낌을 준다. 명사의 해변은 폭이 50~60m에 불과한 작은 해변이지만 주변 경관이 아름답다.
마시안은 서해바다열차 종착역인 용유 임시역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다. 3㎞에 달하는 긴 모래해변이 장관이다. 바닥이 온통 갯벌이어서 갯벌 체험장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해질 무렵에 찾아가면 멋진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 해변 끝에 있는 조름섬까지 트레킹하는 것도 추천한다.
사랑의 전설이 깃든 선녀바위에 가면 해변이 둘로 나뉘어 있다. 선녀바위를 중심으로 왼쪽에 작은 해변, 오른쪽이 큰 해변이다. 기암과 갯바위가 많아 경관이 아름답다. 꽃보다 남자의 남녀 주인공인 구준표와 금잔디가 이별 여행을 했던 곳이기도 하다.
을왕리는 용유지역에서 가장 유명한 해변이다. 일찍이 관광지로 조성돼 편의시설도 잘 갖췄다. 조개껍질과 모래가 섞인 해변이 1㎞에 이른다. 주변에 울창한 소나무 숲과 기암괴석이 멋진 풍경을 선사한다. 아름다운 해안 산책로에서 힐링도 할 수 있다.
왕산은 을왕리 해변 인근에 있다. 백사장이 넓고 썰물 때 갯벌체험도 가능하다. 낙조는 용유 8경 중 으뜸으로 꼽힐 만큼 아름답다.
무의도와 용유지역 해변을 가려면 서해 바다열차를 타고 용유 임시역에서 내리면 된다. 마시안 해변과 무의도-소무의도는 용유 임시역에서 도보로 10~20분 거리에 있는 잠진도 선착장을 이용한다. 을왕리와 왕산, 선녀바위 해변은 용유임시역 앞에서 버스를 타면 10분가량 걸린다. 주말에만 이용 가능하다. 용유 임시역에 하차하면 부채와 물티슈를 선물로 받을 수 있다. 평일에는 인천공항역에서 내려 버스를 타면 된다.
소개한 여행지는 ‘바다여행’ 소책자로 제작해 공항철도 11개 전 역사와 서울·인천 관광안내센터에 비치해 놓았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