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진이 태반 기능과 질환 연구 기반이 되는 인공태반 칩을 개발했다. 세계적으로 장기칩(Organ-on-a chip) 연구가 활발해 폐 등 장기를 칩에 이식한 사례는 있지만 태반 기능을 칩에 이식해 성공한 것은 처음이다. 보다 효율적인 연구와 비용절감이 가능할 전망이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은 홍준석 산부인과 교수 연구팀이 태반 기능과 질환 연구를 용이하도록 한 인공태반 칩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인공태반 칩은 반삼투성막으로 분리된 두 개 작은 공간으로 구성됐다. 한 쪽은 태반 영양막 세포, 나머지 한쪽은 태아 혈관 내피 세포로 채워졌다. 칩 기능을 밝히기 위해 글루코스를 통과시켜 영양분 이동을 증명했다.
태반 연구는 임신 중독증이나 태아 발육 부전 등 임신 합병증 예방에 기여한다. 출산 전 태반 연구는 산모와 태아에게 해로워 한계가 있다. 때문에 출산 후 배출된 태반을 단순 관찰하는 방법이 주로 사용됐다. 동물모델이나 실험실에서 배양한 인간세포 등도 이용됐다. 동물 태반은 인간 태반과 다르고 실험실에서 배양된 세포는 복잡한 태반구조를 반영하지 못했다.
인공태반 칩 개발로 태반이 어떻게 영양분과 산소를 양방향으로 운반하는지를 연구할 수 있게 됐다. 태반이 박테리아와 바이러스 침입을 막는 기전 연구도 가능하다. 태반 모델로 밝히지 못한 의문을 해결하고 임신 합병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임신 예후를 향상시켜 성공적 임신에 도움을 준다.
홍 교수는 “인공태반 칩으로 태반 기능과 이상 연구가 진행되면 임신중독증, 자궁 내 태아 발육 부전, 거대아 등 산과적 질환 이해를 높이고 예방과 치료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에는 김희찬 서울대 의과대학 의공학교실 교수, 김종재 서울아산병원 병리과 교수 등도 참여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