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 사이다
`궁금한 이야기 Y`에서 이른바 `농약 사이다` 사건을 집중 취재했다.
24일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 Y` 272회에서는 마을 잔치 다음 날 벌어진 상주 독극물 사건의 진실이 전파를 탔다.
초복이었던 지난 13일, 여름을 맞아 상주시 금계1리 마을 사람들이 모여 삼계탕을 나눠 먹었다. 그러나 잔치가 끝난 다음 날, 여섯 명의 할머니가 마을회관에서 거품을 물고 쓰러졌고 다행히 두 명의 할머니는 의식을 회복했지만, 아직 다른 두 명은 의식이 돌아오지 않았다. 안타깝게도 나머지 두 사람은 세상을 떠났다.
그런데 여섯 명의 할머니들이 문제의 사이다를 마셨던 그 시각, 마을회관에서 유일하게 음료를 마시지 않은 박 할머니의 집에서 농약을 옮긴 드링크 병이 발견돼 용의자로 지목돼 체포됐다. 그러나 박 할머니는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
박 할머니 가족은 "할머니들 거품을 닦아줬을 뿐인데 옷과 전동 스쿠터에서 농약 사이다 성분이 같이 나왔다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면서 "구토물을 다 닦아주고 왜 신고를 안 했느냐고? 그게 말이 돼? 그 노인네가 전화 걸 줄도 모르는데. 받는 것밖에 못 해"라고 분노를 표했다.
피해자 유가족은 박 할머니를 의심하지 않았다. 피해자 유가족은 "박 할머니가 참 사람이 착하고 좋았다. 내가 알기에는"이라면서 "우리 엄마보고 `형님 놀러 갑시다` 맨날 뭐 그러고 평생을 가족처럼 지냈다"라고 언급했다.
박 할머니가 당시 입고 있던 상하의 옷, 왼쪽 주머니 안, 바지 끝자락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것으로 밝혀졌다.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만약 범인이라면 바지 주머니에 살충제가 묻어있다는 건 거기에 살충제를 넣고 갔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거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살충제를 여러 할머니한테 타서 먹인 동기가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한 마을 주민은 "눈만 뜨면 모여서 화투 치는데 화투 치면서 주거니 받거니 그러고 만다. 그걸 싸움이라고 하면 어떡하느냐"고 말했다. 할머니들이 사건 발생 전날 10원짜리 화투를 치다 다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다른 마을 주민의 증언으로는 "피해 할머니 중 한 명이 박 할머니 땅에서 농사를 지었는데 쌀 한 포대가 없어졌다더라. 억울해서 박 할머니에 가서 `죽도록 농사지어서 갖다 줬는데 그게 무슨 소리냐`고 했다"는 게 있었다. 두 사람이 4년 전 논을 빌려주는 임대료로 쌀 다섯 가마니를 받아야 하는데 네 가마니만 받아 다툼이 생겼다는 추측이다.
상주 경찰서 측은 "저희가 공식적으로 그렇게 답변한 적도 없고 현재 확인하고 있는 사항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농약 사이다 소식에 누리꾼들은 "농약 사이다, 이런 사건이 일어나다니" "농약 사이다, 끔찍하다 정말" "농약 사이다, 고작 저런일 때문에 사람을?" 등 반응을 보였다.
이윤지 기자 lif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