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문서 및 리포팅 전문업체인 포시에스(대표 조종민·박미경)가 지난 25일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국산 SW회사로는 보기 드물게 20년을 이어오는 데 성공했다. 부부인 조종민·박미경 대표가 힘을 모은 결과다.
포시에스는 국산 전자문서 시장을 개척했다. 1990년대 외산 일색인 국내 전자문서 시장 주도권을 가져왔다. 리포팅 툴 오즈 리포트(OZ Report)는 출시한 지 15년이 됐지만 한번도 1위를 놓친 적이 없다. 시장 점유율도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국내 기업 3000여곳에서 사용한다는 얘기다.
올해는 코스닥 상장도 했다. 지난 2월 상장하면서 올해 첫 기업공개뿐만 아니라 여성벤처협회 회원사 최초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최종 청약경쟁률 1163대 1을 기록, 흥행에도 성공했다. 덕분에 사내 직원 중 주식부자도 여럿이다.
여기서 조달한 118억원은 새로운 성장 밑거름으로 쓰일 예정이다. 목표는 해외다. 이미 10년 전에 일본 시장에 진출한 만큼 해외시장 진출 전망은 밝다. 중국, 싱가포르 등에서 파트너사를 확대하며 매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포시에스 이 같은 성장 배경에는 뛰어난 기술력과 제품, 독특한 기업문화가 있다.
기술 분야는 박미경 대표가 이끈다. 포시에스를 설립한 이후 기술 개발업무를 총괄해왔다. 영업을 비롯한 경영 전반은 남편인 조 대표가 맡는다.
대표 제품인 오즈리포트를 비롯해 오즈이폼(OZ e-Form) 모두 포시에스에서 직접 개발했다. 엔진을 비롯해 모든 기능을 고안하고 구현했다. 저작권 문제에 휘말리기 싫다는 의지다. 해외 수출을 염두에 둔 조치다. 제품도 SI 방식이 아닌 패키지 형태라 수출도 가능하다.
2012년 선보인 오즈이폼은 종이로 사용하던 각종 신청서, 계약서 등 문서를 손쉽게 전자문서로 개발하는 솔루션이다. 전자문서는 웹이나 모바일에서 조회와 작성, 전자서명도 가능하다. 데이터에 따라 서식이 자동으로 바뀌기 때문에 문서를 종류별로 갖고 다닐 필요가 없어졌다. 종이를 전혀 사용하지 않아 ‘스마트 페이퍼리스’ 환경 구축이 가능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부부가 대표로 있어서인지 독특한 기업 문화도 회사 성장에 한 몫 한다. 실제로 사내 커플도 다섯 쌍이다. 여성 직원 비율도 40%에 달한다. 덕분에 출산휴가나 육아휴직, 근로시간 단축 등 직원 편의를 배려한 복지제도가 많다. 포시에스만의 기업 문화는 2013년 취업하고 싶은 기업을 비롯해 일자리 창출 우수기업, 일하기 좋은 기업, 가족친화기업, 세종대왕 나눔봉사대상 등 대내외적인 성과로 이어졌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박미경 포시에스 대표
“회사 경쟁력이요? 부부가 함께 경영하는 것 아닐까요?”
박미경 포시에스 대표는 부부 공동 경영을 강점으로 꼽았다. 박 대표는 스물다섯 살에 남편 조종민 대표와 포시에스를 설립했다. 무려 20년을 직장과 집에서 꼭 붙어 지냈다. 의견 차이로 다툼도 있을 법 하지만 대화로 풀었다.
박 대표는 “서로에게 직언할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라며 “회사가 한 곳으로 치우치지 않고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박 대표는 기술을 총괄하고 조 대표는 영업을 비롯한 경영 전반을 맡고 있다. 철저한 분업으로 전문성을 키우는 동시에 상호 보완하고 있는 형태다.
올해는 창립 20주년을 맞아 통한 ‘글로벌 SW기업’을 비전으로 세우고 이를 위한 키워드로 ‘변화·성장·글로벌’을 선정했다.
박 대표는 “포시에스는 국내는 물론이고 전 세계 기업이 페이퍼리스 환경을 구축하는 데 일조하고 싶다”며 “세계 시장에서도 인정받는 글로벌 SW기업으로 도약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 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