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박근혜 대통령은 본인이 주재한 회의에서 “젊은이들이 학벌이 아니라 꿈과 끼를 가지고 자기가 원하는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일학습 병행제와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능력 중심 사회 구현의 가장 핵심적인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정부에서는 스펙이나 학력보다는 능력이 우대받는 능력 중심 사회를 구현하고자 국가직무능력표준 기반 일학습병행제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단군 이래 최대 스펙’이 자랑이 아니라 자조가 돼버린 이 시대 청년에게 그나마 희망을 안겨주는 정책이다.
NCS는 산업 현장에서 직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능력(지식, 기술, 태도)을 국가가 산업 부문과 수준별로 체계화한 것으로 산업 현장 지침서라 할 만하다. 능력중심 사회 구현을 정부 주도를 넘어서 방송통신인적자원개발위원회 등 ‘산업별’ 인자위에서 산업특성을 반영하고 ‘지역별’ 인자위에서 전국 확산을 도모하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선진국에서는 오랜 기간에 걸쳐 자연 발생한 것을 NC로 확산시키는 것이 일견 인위적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압축 성장 국가인 우리나라 특성을 고려하고 국가 백년대계를 놓고 볼 때 누군가는 시작해야 할 중요한 사명이다.
NCS를 기업에 확산하는 방법이 일학습 병행제다. 신규 인력의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이 미비한 중소기업은 NCS를 기반으로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교육을 할 수 있고, 동시에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면서 교육을 받아 큰 효과가 있다. 신입직원 채용교육이기도 할 뿐 아니라, 직무별로 신입 1레벨에서 최고 8레벨까지 직무숙련도를 설계해 놓아 직원에게 1레벨에서 8레벨까지 한 직무 분야에서 계속 위의 레벨로, 때에 따라 옆의 다른 직무로 갈 수 있는 청사진을 제시하는 평생 개발경로 역할을 할 수 있다.
다만 몇 가지 보완할 점이 있어 보인다. 현 NCS 설계는 직무를 24개 대분류에서 중소 및 세분류로 구분해 초연결 사회에서는 IT 기반으로 다양한 업종이 등장해 NCS가 지나치게 경직되게 운영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개별 인자위는 세 분류의 미세 조정(fine tuning)으로 NCS 수정 보완 업데이트에 충실할 수 있을 것이다.
NCS는 산업·직업·교육·자격 전문가가 모여 직무 중심으로 1개 세 분류를 설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다 보니 현장과 일 중심이고 지나치게 지엽적으로 기술한 면이 있다.
이를 고려하면 NCS 기반 일학습 병행제로 일하며 배우는 ‘학습근로자’를 교육할 때 반드시 ‘가치창출 교육’ 프로그램에 담아야 한다. 가령 전체 800시간 일학습 기간 중 200시간 정도 별도 시간을 활용해 개별 직무능력 교육과 함께 ‘가치창출교육’을 수행함을 권장한다. 창조적 가치창출(value creation) 교육을 24개 대분류 아래의 모든 직무에 공통교육으로 실시해야 한다.
기업과 고용주는 기술과 지식보다도 일과 사람을 대하는 태도와 성품을 더욱 중요하게 여긴다. 따라서 향후 NCS가 단순한 업무 능력 기준이 아닌 지덕체 태도와 성품 요소가 균형 있게 반영된 체계로 보완돼야 한다. 또 한 번 확정되면 고정불변의 표준이 아니라 시시때때 변화하는 삶과 일터 모습을 역동적으로 반영하는 마치 살아 움직이는 생물과 같은 유기체의 모습이기를 기대한다. 미래 일자리와 직무는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이다.
김흥기 모스크바 국립대 초빙교수·‘태클’ 저자 okay1122@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