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네트워크 운용체계(OS)를 개발했다. 하드웨어 자원을 관리하는 핵심 소프트웨어다. 상용화 단계까지 지켜봐야겠지만 일단 박수를 보낼 일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큰일을 했다. 국내 기업과 손잡고 네트워크 운용체계 ‘N2OS’를 개발했다. 2012년 9월 프로젝트에 착수한 지 3년 만이다. ETRI는 N2OS를 오픈소스 형태로 공개하고 원하는 기업에는 일정 비용을 받고 기술 이전한다.
네트워크 OS 국산화는 우리 통신사에서 의미 있는 발걸음이다. 우선 수입대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초기 풀패키지 도입에 따른 라이선스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유지보수 비용도 줄일 수 있다. 그동안 국내 업체는 IP인퓨전의 젭OS나 피카, 큐뮬러스 등 상용 OS를 구매해 사용해 왔다. 일부 제품은 풀 패키지가 수십억원에 이른다. 국산 OS 사용은 좋은 품질의 애프터서비스도 받을 수 있게 한다. 기업 요구사항에 신속한 대처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통신장비 생태계 조성에도 유리한 환경이 마련된다. 영세한 스타트업 또는 벤처기업이 통신관련 창업에 뛰어들 수 있다. 네트워크 시장 진입 문턱이 낮아지는 효과가 발생하는 덕이다.
물론 가야 할 길은 멀다. 국산 OS 대중화와 보급화가 관건이다. 외산 통신 네트워크 장비 일색인 환경에서 국산 OS가 안착하는 게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차세대 기술 결합 등 보급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외산 제품과 차별화해 수요창출에 나서야 한다. 대표적인 게 가상화 기술이다. 다중 프로토콜 라벨 스위칭(MPLS)과 소프트웨어 정의 네트워킹(SDN) 기능도 수요가 있다.
우리나라가 통신강국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선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가 필수다. 독자 OS 기술 확보가 관건이다. 이번에 개발된 OS가 통신 네트워크 장비 국산화를 견인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 OS 국산화율 제고는 우리 산업 체질 개선을 위해서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