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에너지 소비 패턴이 산업부문은 계속 늘어난 반면에 건물과 가구 부문은 소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산업, 수송, 상업·공공, 건물, 가정부문 에너지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에너지 총조사’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3만8000개 부문별 소비자 표본을 대상으로 2014년에 실시한 이 조사는 2013년 한 해 동안 실제 에너지 사용량과 소비구조 변화에 따른 내용을 담고 있다.
조사 결과, 전체 에너지 소비 규모 증가 대부분이 산업부문 납사(나프타)와 유연탄 소비 증가에 기인했다. 수송, 건물, 가구부문은 에너지 절약과 효율성 제고 노력에 따라 단위당 에너지 소비량이 줄었다. 제조업 부문 폐에너지 활용이 늘고, 수송 부문을 제외한 모든 부문에서 전력 소비 비중이 늘어났다. 사회 전 분야 전력(電力)화가 확대됐음을 말해준다.
산업부문은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에너지 소비량이 연평균 4.9% 늘었다. 국가 전체 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0년 56%에서 2013년 59.4%로 높아졌다. 2009년 금융위기 이후 철강, 석유화학, 반도체, 전기·전자, 자동차 등 에너지 소비가 많은 업종이 생산 활동을 주도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에너지원별로 보면 모든 에너지원 소비량이 2010년보다 증가했고, 전력과 도시가스 소비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용도별로는 원료용이 59.1%, 공정설비용이 37.6%를 차지하며 2007년 이후 원료용 에너지 소비 비중이 지속 증가하는 모습을 확인시켰다. 철강과 석유화학업 설비 증설에 따라 석유화학산업 원료인 납사와 철강업 코크스 제조용으로 사용된 유연탄 소비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수송부문에선 2010년 이후 항공운송업 에너지 소비량이 증가한 반면에 육상운송업과 수상운송업 소비량은 줄어들었다. 항공운송업은 2013년 수송량이 2010년 대비 27%나 증가했고, 여객 수송이 에너지 소비 증가를 이끌었다. 육상운송업은 화물운송업 소비 증가에도 불구하고, 택시·버스 주행 연비가 향상되고 연 평균 주행거리가 감소하면서 에너지 소비가 감소했다.
상업·공공, 건물부문은 난방〃온수용이 34.5%로 가장 높은 소비비중을 차지했고 냉방용(24.2%), 조명용(11.9%), 동력용(10.3%)이 뒤를 이었다. 전기를 주로 사용하는 냉방용, 조명용 소비 비중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늘어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상업·공공부문 연평균 전력 소비량 증가율이 4%로 높게 나타났다. 대형건물 에너지 소비량 중 전력 비중도 55.7%로 가장 높게 나타나는 등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에너지 소비 전력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가구당 에너지 소비는 2인 이하 가구 수 증가로 2010년 대비 2.1% 감소했고, 가구 내 1인당 에너지 소비도 2010년 이후 소폭 감소(연평균 0.3%)했다. 가구 1인당 에너지 소비량은 일본보다는 높은 수준이지만 미국, 독일 등에 비해서는 매우 낮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번 조사에서 수집된 마이크로데이터를 공개해 기업, 연구기관, 일반 국민 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정부 에너지 정책 수립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2014년도 에너지총조사 보고서’는 8월 초, 마이크로데이타(통계원시자료)는 올해 말 에너지통계포털(www.kesis.net)에 공개될 예정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온실가스 감축, 에너지신산업 육성, 에너지 수요관리 강화 등 핵심 정책과제를 뒷받침하기 위해선 조사를 현행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전문가 지적을 반영해 조사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