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29일(현지시각)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6월과 달라진 점은 고용과 주택시장 호조를 강조해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점이다.

국내 증시는 지난 회의와 크게 바뀐 게 없는 결과에 무덤덤한 반응이다. 오히려 조선과 대형 제약사의 실적 부진 소식에 영향을 받는 모습이다.
30일 개장과 함께 반등을 시도하던 증시는 곧바로 하락 반전해 그동안의 하락이 FOMC 영향만이 아니었음을 증명하고 있다. 뉴욕과 유럽 증시는 FOMC 회의 결과에 안도하며 상승 마감했다.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FOMC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이 예상된 결과로 급격한 주가 반등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오히려 9월 인상 가능성이 남아 있어 8월에는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증시 불안감과 변동성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홍석찬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성명서 자체는 6월과 대동소이했으나 향후 경제지표 추이에 따라 연내 언제든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며 “30일 밤 발표되는 미국 2분기 GDP 성장률과 8월 초 나올 7월 고용지표 등이 연준의 금리 인상 시기와 미 달러화 강세 지속 여부를 판가름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경제상황에 지난 회의보다 긍정적인 판단을 내렸다. 우선 주택시장에 ‘추가적인’ 개선이 있었고 노동시장이 ‘지속적으로’ 개선되면서 일자리 증가가 ‘견조’하고 실업률이 ‘하락’했다고 판단했다. 물가는 최근 국제유가 하락을 반영해 에너지 가격이 안정화되고 있다는 표현을 삭제했다.
연준이 미국 노동시장 개선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8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친 고용지표 결과가 9월 금리 인상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취업자 수가 2개월 연속 예상보다 큰 폭 증가한다면 9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반대의 경우 4분기로 넘어갈 수도 있다.
소재용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인 미국 경제지표가 개선되고 있고 단기금리(2년물)의 완만한 상승이 전개되며 시장에서도 금리인상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12월보다는 9월이 다소나마 우위에 있다”며 “9월 FOMC에서 현재 0.00~0.25%인 연방기금금리를 0.25%로 고정시킨 후 12월 0.50%로 완만하게 올리며 충격을 최소화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금리 인상 불확실성은 9월까지 이어가게 됐지만 새로 나온 악재가 아니라는 점에서 증시에는 긍정적이다. 국내 증시는 당분간 2분기 실적이 좌우하는 장으로 전환할 전망이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8월 국내 시중금리는 일시적 반등 후 추경 집행, 국내 3분기 경제지표 추이 등을 지켜보면서 안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성민기자 smlee@etnews.com